반도체 최대 실적에도 車·석유 부진…5월 수출 1.3% 감소(종합)
美·中 동반 감소에 車·석유 출혈…반도체 홀로 버텼지만 역부족
정부 "수출 감소 요인 대응 총력…관세 피해 최소화 나선다"
-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한국 5월 수출이 4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반도체 수출은 역대 5월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미국의 관세 여파로 자동차 등 대미 수출이 줄고,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도 20% 넘게 감소했다. 미국과 더불어 최대 시장인 대중국 수출 부진까지 겹치며 전체 수출 규모가 전년 동월 대비 소폭 줄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잠정)’에 따르면, 5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한 572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4개월 만에 감소 전환이다. 수입은 5.3% 줄어든 503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해 무역수지는 69억 4000만 달러 흑자로 15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조업일을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6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 증가하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지만, 품목·지역별 편차가 컸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대 수출 시장에서의 부진이 수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대미 수출은 8.1% 줄어든 100억 달러로, 4월(-6.9%)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관세 부과 및 미국 내 조지아 공장 가동 영향으로 급감한 데다, 석유제품 등도 줄었다.
대중 수출도 반도체·석유화학 부진의 영향으로 8.4% 감소한 104억 달러를 기록했다. 아세안 수출도 석유제품 부진으로 1.3% 줄었다.
품목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반도체 수출은 고부가 메모리 제품 수요와 가격 상승에 힘입어 138억 달러(+21.2%)를 기록하며 5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무선통신기기(+3.9%), 바이오헬스(+4.5%), 선박(+4.3%) 등 일부 품목도 플러스를 유지하며 선방했다.
다만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은 각각 36억 달러(-20.9%), 32억 달러(-20.8%)로 동반 급감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저유가' 기조 영향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수요 위축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수출이 감소했다. 유가는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올해 1월 배럴 당 80.4달러에서 5월에는 53.7달러로 급락하며 수출단가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수출은 62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4% 감소했다. 대미국 수출은 관세 조치와 조지아 신공장 가동 영향으로 크게 감소했으나 EU로의 전기차 수출 호조와 중고차 수출(7억 달러, +71.0%)이 큰 폭으로 증가해 수출액이 4개월 연속 60억 달러를 넘으며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이 밖에 15대 주력 수출품목 외 호조를 보이고 있는 농수산식품(10억 달러, +5.5%)·화장품(10억 달러, +9.3%) 수출은 5월 중 역대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전기기기(13억 달러) 수출도 0.1% 소폭 증가하면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5월 수입은 5.3% 줄어든 503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은 원유(-14.0%), 가스(-0.3%) 수입 감소로 전년 동월 대비 12.8% 감소한 102억 달러, 반도체 장비(+11.4%) 등을 포함한 에너지 외 수입은 3.2% 감소한 402억 달러를 기록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감소한 만큼, 미국 관세 조치가 세계 경제와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5월에는 국제유가가 60달러 초반까지 하락하면서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급감해 수출감소의 주요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는 우리 수출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관세 조치와 관련, 미 정부에 우리측 입장을 정확히 전달해 상호 호혜적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추경을 통해 편성된 '관세대응 중소·중견 무역보험(1500억원)', '관세대응 바우처(847억 원)'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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