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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퇴출된 '측면 진수' 강행한 이유는…40년 전 성공 경험 믿었다

1985년 청진조선소서 1만 4000톤급 '철산봉청년호' 측면 진수 성공
北 기록영화에도 등장…낙후 시설 '업그레이드' 못한 듯

지난 1985년 북한 청진조선소에서 1만 4000톤급 '철산봉청년호'가 측면 진수되는 모습. (조선중앙TV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최근 북한의 5000톤급 신형 구축함 전복 사고의 핵심 원인은 '슬립웨이(Slipway)' 즉 측면 진수 과정에서 발생한 설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건조한 배를 해수면과 나란히 가로로 대차에 올려 레일을 사용해 바다로 밀어내는 측면 진수 방식은 배에 큰 충격이 간다는 이유로 한국에서는 거의 퇴출된 방식이다.

북한은 실제 측면 진수를 위해 설치한 대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선수와 선미의 대차가 따로 움직이면서 균형을 잃은 배가 수면 위로 눕듯 넘어졌고, 이 과정에서 배에 적지 않은 손상이 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이 배에 무리가 많이 가는 측면 진수를 고집한 이유는 배의 선수나 선미를 먼저 바다로 미끄러뜨리는 '정면 진수'가 어려운 청진조선소의 인프라 부족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데 북한이 측면 진수 외에 다른 진수 방식을 구사하기 어려운 청진조선소를 신형 구축함의 '모항'으로 정한 이유는 40년 전 이곳에서 1만 4000톤급 배를 측면 진수에 성공한 경험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정황이 30일 확인됐다.

지난 2019년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기록영화 '자력으로 승리 떨쳐온 빛나는 역사'를 보면 '철산봉청년호'로 명명된 1만 4000톤급 배가 청진조선소에서 측면 진수되는 영상이 나온다.

영상에 등장한 '철산봉청년호'는 레일에 설치된 대차에 올려진 채 미끄러지듯 해수면 위로 올라선다.

KDB산업은행에서 발간한 '2020 북한의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철산봉청년호'는 1985년 북한 함경북도 청진조선소에서 건조한 1만4000톤급 대형 화물선이다. ('2020 북한의 산업' 보고서 갈무리)

북한의 기록영화는 최고지도자나 당 차원의 업적을 기록하기 위해 제작된다. 1985년 진행된 철산봉청년호의 진수 영상이 2019년의 기록영화에 담겼다는 것은 북한이 이 배의 진수를 여전히 '업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이 배의 진수 사실은 KDB산업은행에서 발간한 '2020 북한의 산업' 보고서에도 기록돼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청진조선소는 1960년대까지는 소형 어선 등을 주로 건조하다가, 1970~1980년대에는 1만 톤급 이상의 화물선을 건조하면서 북한의 핵심 항구로 자리 잡았다. 기록상으로는 2만 톤급 대형 화물선, 초대형 여객선 등이 건조되기도 했다.

특히 북일 교류의 상징인 '만경봉-92호' 여객선(1만 2000톤급)이 건조된 곳도 이곳이다. 만경봉-92호는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참가했을 때 북한 응원단을 부산 다대포항으로 실어 나른 배이기도 하다.

청진조선소는 다만 만경봉호 건조를 끝으로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대형 선박을 건조한 기록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후 북한의 핵심 항구의 입지를 다른 항구에 내주면서 여러 시설이 낙후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같은 인프라 부실과 북한 특유의 '성과주의'가 합쳐지며 이번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청진조선소 사고에 앞서 지난달 서해 남포조선소에서 진수한 5000톤급 군함은 측면 진수가 아닌, 독(dock) 안에서 배를 건조해 독에 물을 채워 배를 띄우는 안정적인 플로팅 드라이 독 방식으로 건조·진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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