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평양 직통열차 재개…김정은, 열차 타고 방러할까
'6월 방러설' 나오는 가운데 북러 열차 재개에 눈길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 베트남까지 열차로 간 적 있어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5년간 중단됐던 모스크바-평양 간 직통열차가 운행을 재개한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6월에 러시아를 찾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그가 전용열차를 타고 모스크바에 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는 실제 지난 2019년 북미 정상회담 당시 베트남 하노이까지 전용열차를 타고 간 적이 있다.
러시아 철도청은 10일 "오는 17일부터 모스크바와 평양을 오가는 직통열차가 운행을 시작한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 2020년 열차 운행이 중단된 이후 약 5년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러시아와 북한은 군사적 밀착을 넘어 사회 각 분야에서의 협력을 도모하는 분위기 속에서 양측 간 열차 및 항공 노선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원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해 12월 동북 지역 국경에 인접한 두만강역과 하산역을 잇는 정기 여객 철도 운행에 나섰고, 지난달 8일에는 나선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연결하는 정기편을 재개했다.
이날 철도청은 오는 19일부터 하바롭스크와 평양을 연결하는 직통열차도 재가동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열차 재개가 김정은 총비서의 방러와 맞물린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앞서 지난해 6월 19일 체결된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대한 조약' 1주년을 맞아 김 총비서가 이번 달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
김 총비서는 정상외교 때마다 전용열차를 애용해 왔다. 그는 과거 '참매 1호'로 불렸던 전용기를 갖고 있지만, 이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으로 매우 오래된 기종이다.
그가 지난 2019년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갈 때 무려 60시간 동안 열차를 타고 간 이유도 비행기의 노후화 문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그는 같은 해 4월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을 때와 지난 2023년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할 때도 전용 방탄열차를 탔다.
그의 전용열차는 '움직이는 요새'로 불릴 만큼 최고 수준의 무장과 통신장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차체와 창문, 바닥은 두꺼운 철판으로 제작해 폭탄 테러 등에 대비할 수 있게 했다. 그의 전용차도 열차에 실을 수 있으며 숙박 및 회의를 위한 객실도 최고급으로 장식됐다.
그가 해외 일정을 위해 비행기를 이용한 건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때가 유일하다. 그마저도 중국 측이 제공한 항공기를 탔다.
다만 평양에서 모스크바까지 열차를 타고 갈 경우 최소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비서의 전용열차는 무거운 차체로 인해 속도가 느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 때문에 김 총비서가 모스크바를 찾는다면 푸틴 대통령이 김 총비서에게 자신의 전용기를 보내 주는 '배려'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plusyou@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