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푸틴식 장기 집권 개헌" vs 민주 "어불성설, 무지한 金·국힘"
불붙은 개헌 논의…민주 "연임" 국힘 "중임" 두고 신경전
국힘 "진정성 의심된다"…민주 "현행 헌법과 법리에 무지"
- 한병찬 기자, 김정률 기자,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김정률 김지현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보름 앞둔 19일 개헌 공방이 재점화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각기 다른 권력구조 개편 개헌안을 내놓으며 선거 중반기 주도권 싸움이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두 후보 모두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고치는 개헌을 주장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인다. 이 후보는 '대통령 4년 연임제'를 김 후보는 차기 대통령 임기 3년 단축을 전제로 한 '4년 중임제'를 공약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 후보가 중임제가 아닌 연임제를 꺼낸 배경에는 장기 집권 의도가 깔려 있다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는 4년 중임제 임기 단축을 주장했지만, 이번에는 연임제를 꺼냈다"며 "개헌을 얘기할 때마다 맥락이 달라져 국민이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 후보의 푸틴식 장기 집권 개헌에 국민은 속지 않는다"며 "지난번에는 중임제를 얘기했는데 (이제는) 연임을 얘기한다. 이 후보가 슬쩍 끼워 넣은 연임 두 글자에서 푸틴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고 말했다.
황우여 공동선대위원장도 "지금 연임 문제가 나오는데, 왜 구태여 중임을 연임으로 바꿔서 표현하는지 그 부분에 대한 명확한 속뜻을 국민 앞에 다시 밝혀야 국민이 진정성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조금 더 확실한 이야기를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전 국민이 요구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주장에 선을 그으며 개헌을 논하기 전 12·3 내란에 먼저 사죄하라고 맞불을 놓았다.
강금실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연임제가 중임제보다 대통령에게 더 불리하다. 장기 집권 의도라고 공격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이재명은 6공화국에서 7공화국으로 넘어가는 마지막 단임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김 후보를 향해서는 "이렇게 헌법에 무지한 정당의 대선 후보 발언이 있을 수 있는가"라며 "김 후보의 코멘트는 너무 정략적이고 현행 헌법과 법리에 매우 무지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여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국민의힘과 김 후보는 개헌을 얘기하려면 먼저 헌법 정신과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려 한 12·3 내란에 대해 무릎 꿇고 역사와 국민 앞에 사죄해야 마땅하다"며 "대국민 사과 없는 개헌 주장은 불리한 선거 국면을 모면하려는 얕은 술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김 후보의 개헌안에 대해 "선거를 낙관하기 어렵고 비관적이기 때문에 극단적 제안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임기 3년 단축이라고 하는 것은 김 후보가 약자 후보라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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