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이준석 단일화 필요조건…23일까지 '지지율 40%'
25일 투표용지 인쇄…'룰' 논의 고려시 23일엔 테이블 만들어야
단일화 이면 고차방정식…승리 명분 없으면 이준석 합류 어려워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6.3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 중인 국민의힘도 분주한 모습이다. 투표 용지가 인쇄되기 전에 단일화를 마쳐야 하는 만큼, 이번 주 안에 이 후보를 설득하지 않으면 보수 단일화는 물 건너가게 된다.
관건은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이번 주 안에 40%를 넘어서느냐다. 이 후보가 단일화에 나설 정치적 명분은 '대선 승리'밖에 없는 만큼, 김 후보의 지지율이 지금과 같이 박스권에 머무른다면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5일부터 투표 용지 인쇄 작업을 진행한다. 이같은 일정을 고려하면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는 24일까지 마무리되어야 투표용지에 '사퇴'를 표기할 수 있다. 24일이 마지노선인 셈이다.
시간이 촉박한 만큼, 당내 중진들은 물밑에서 이 후보 측과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모 관계자는 "몇몇 중진들이 이 후보와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직접적으로 단일화를 언급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를 위한 '라포(상호신뢰관계)'를 쌓기 위한 일"이라고 했다.
마지노선은 24일이지만 단일화 '룰'을 고려하면 시간은 더욱 촉박하다. 현재로선 여론조사가 유력한데, 여기에 하루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며 규칙을 협상하는 데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당내에서는 22일, 늦어도 23일 오전에는 협상 테이블이 차려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준석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7~8%의 지지율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20대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의 손을 들어준 것과 같은 '콘클라베' 방식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주된 시각이다.
정치권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며칠 사이에 40%의 지지율을 달성하느냐에 따라 단일화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만약 김 후보의 지지율이 40%를 넘길 경우 단일화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단일화를 통해 이재명 후보를 오차범위 안에서 추격할 수 있는 만큼, 이 후보 입장에선 단일화를 발판으로 삼아 대선 승리 이후 국민의힘 당권 등을 노릴 수 있다.
모 보수진영 관계자는 "단일화를 통해 김문수 후보가 당선이 되는 그림이 그려져야 이준석 후보도 움직일 수 있다"며 "어느정도 발판이 만들어졌는데도 이 후보가 들어오지 않으면 보수 진영에서 또다시 '배신자론'이 불거질 수 있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김 후보의 지지율이 지금처럼 30% 중반대의 '박스권'에 갇히게 될 경우 이 후보가 단일화에 나설 명분이 없어진다.
개혁 보수 이미지로 선거 운동에 임해 온 상황에서, '대선 승리'라는 명분도 없는 단일화에 뛰어들었다간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개혁신당 내에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뒤집어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9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자 대결에서 김문수 후보는 35.6%, 이준석 후보는 8.7%를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는 50.2%로 과반 획득에 성공했다.
김 후보는 전주 31.1% 대비 4.5%포인트(p) 상승했다. 후보 교체 파동 이후 보수층이 결집한 효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단일화 여부에 대해 관측이 갈리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토요일 전에는 가닥을 잡아놔야 하는데 물리적인 시간이 많지 않다"며 "조금 어려워지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고 했다. 또 다른 영남권 중진 의원은 "현장 유세를 다니다 보면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며 "곧 40%를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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