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안전자산 美국채 흔들린다…트럼프 불확실성에 中도 내던져
무디스, 부채 및 적자 경고하며 미국 최고 신용등급에서 한단계 강등
중국, 미국 채권 매도 이어가…3월 기준 세계 3위 보유국으로 내려서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이라는 미국 국채의 명성이 또 다시 흔들리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S&P와 피치에 이어 미국에 부여했던 최고(트리플A) 신용등급을 박탈했고, 미국 채권을 팔고 있는 중국은 25년 만에 미국 채권 보유 세계 2위 자리를 영국에 넘겼다.
신용 강등과 중국의 채권 매도 소식에도 19일 금융시장의 반응은 우려만큼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뉴욕 증시의 3대 지수 선물과 아시아 주요 증시는 낙폭이 1%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무디스를 비롯한 국제신평사들이 우려하는 미국의 부채와 적자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산발적 관세 제도로 인해 가뜩이나 불안한 미국 금융시장에 리스크를 더할 수 있다.
무디스는 지난 16일 미국의 국가신용 등급을 최고인 Aaa에서 Aa1로 1단계 강등하면서 정부 부채와 이자 상환비용 증가를 강등 이유로 들었다. 무디스는 "10년 넘게 미국의 정부 부채와 이자 비중이 비슷한 신용등급의 국가들에 비해 훨씬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뢰 문제로 미국 국채의 가격이 떨어지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오르면 정부의 이자 지급이 늘어 정부의 재정지출 능력을 제한한다. 동시에 모기지(주택담도대출)와 신용카드 같은 미국 내 각종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경제를 더욱 옥죌 수 있다.
트럼프의 관세가 유예되면서 국채 매도세는 부분적으로 반전되었지만, 채권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국의 재정 문제로 빠르게 이동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전략가 수바드라 라자파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장기 수익률이 높아지면 정부의 순이자 비용과 적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미국 국채의 안전자산 지위 약화는 달러와 국채 및 기타 미국 자산에 대한 외국인 수요에 영향을 끼친다고 그는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무디스가 미국 신용강등을 발표한 날 3월 말 기준 중국의 미국 국채보유액이 2000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영국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왔다. 세계 2위의 채권국 자리가 중국에서 영국으로 넘어간 것이다.
중국은 2011년 1조3000억 달러가 넘었던 미국 국채 공식 보유량을 점차 줄여왔으며, 미국 기관 채권과 금 등 다른 자산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나티시스의 아시아 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알리시아 가르시아-헤레로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은 느리지만 꾸준히 매도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 대한 경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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