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마주한 미중 수출통제 집중 논의…中 "철책 없애야"(종합)
수출 담당 中 상무부장 참석…10일 오전 후속 회의 재개
中관영지 "양측 함께 노력해 글로벌 경제 성장에 기여해야"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약 한 달 만에 마주한 미국과 중국이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열고 희토류, 첨단기술 등에 대한 수출 통제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첫날 약 6시간의 마라톤 협상을 벌인 양국은 10일에도 후속 회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첫 날 회의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잘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고 밝혔고, 중국은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지를 통해 '철책' 철거가 필요하다며 수출통제 조치 해제를 촉구했다.
AFP·신화통신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미중이 전일 런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개최한 무역 협상은 오후 8시가 돼서야 종료됐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대표단으로 참석했고, 중국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수석대표로 협상에 나섰다. 허리펑 부총리 외에도 왕원타오 상무부장, 리청강 중국 국제무역 담당대표 겸 상무부 부부장이 참석했다.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번째 고위급 무역협상과 비교했을 때 양국의 수출통제 주무 부처인 상무부 수장이 각각 참석한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 회의에선 상호 부과한 관세 인하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회의에서 양국의 주요 갈등 요인인 수출통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음을 시사한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지난달 14일부터 90일간 일시적으로 115%포인트씩 낮추기로 합의했으며, 중국은 비관세 조치도 해제해 나가기로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희토류와 같은 희귀 광물 수출 제한 해제와 같은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반면 중국은은 오히려 미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통제 가이드라인 등 중국에 대한 차별적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맞서왔다.
10일에도 협상은 이어질 예정이다. 미중은 이날 오전 10시 회담을 재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첫 날 협상을 두고 양측은 즉각 반응을 내기 보다는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협상 상황에 대한 질문에 "중국과 잘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가 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좋은 보고들만 받고 있는데 곧 (협상단으로부터) 연락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0일 논평인 '종성'에서 "중미 경제무역 협상 메커니즘 첫 회의가 런던에서 열린 것은 양측이 평등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또 다른 중요한 기회"라며 "대화와 협상을 추진하기 위해선 서로의 경제 및 무역 관계를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민일보는 "미국이 대중국 상품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미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따른 필연적 결과로 미국은 서비스 무역과 다국적 경영 분야에서 뚜렷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무역 부가가치로 계산할 경우 미국의 대중국 상품 무역 적자는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일보는 "미국의 대중국 상품 수출 잠재력이 완전히 발휘되지 않은 것은 미국 자체의 정책과 관련이 있다"며 "미국이 제네바 협상 후에도 AI 칩 수출 통제 가이드라인 등 차별적 조치를 발표하면서 미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의 기회를 놓쳤고 양국 기업의 정상적 경제 및 무역 교류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제 무역관계의 진정한 모습은 서로의 장점을 보완하고 공생하며 서로가 이익을 취하는 것"이라며 "인위적으로 설치한 '철책'을 철거하고 경제무역 협력의 도로를 원활하게 해야만 중미 경제무역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양측이 함께 노력해 양국 기업이 정상적인 경제 및 무역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창출하고 협력 성과가 양국 국민에게 더 큰 혜택을 주며 글로벌 경제 회복과 성장에 더 큰 기여를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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