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최대 희생양은 결국 애플…왜?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한때 부동의 세계 1위 시총 기업 애플이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희생양이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가 아니라 미국에서 아이폰을 조립할 것을 종용하고, 중국에서 애국주의 소비 열풍이 불며 판매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중국에서는 물론 미국에서도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애플은 미중 무역전쟁을 절묘하게 피해 갔었다.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예외를 인정받아 중국산 아이폰의 관세 면제를 받았으며, 중국 지도부와 돈독한 관계로 중국에서 불매운동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애플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미국의 대형 기술주들이 연초 미중 무역긴장 고조로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으나 최근 들어 무역 협상이 재개됨에 따라 연초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엔비디아는 연초 대비 6.21%, 마이크로소프트 12.16% 각각 상승, 반전했다. 그러나 애플은 여전히 19.56% 급락한 상태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1기 때와는 달리 중국에서 생산된 아이폰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도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고 있으나, 제조업 인프라가 형편없는 인도의 특성상 진척이 더디다.
게다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아이폰이 인도가 아니라 미국에서 생산되기를 원한다”고 팀 쿡 최고경영자(CEO)를 직격했다.
미국에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처럼 특별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애국 소비 열풍이 불어 애플 휴대폰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애국주의뿐만 아니라 화웨이 등 중국 경쟁업체들의 휴대폰 수준도 크게 개선돼 굳이 미국폰인 아이폰을 쓸 이유가 없다.
애플이 미국과 중국에서 ‘안팎곱사등이’가 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인공지능(AI) 부문에서도 갈수록 뒤처지고 있다.
이날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회의인 ‘WWDC 25’에서 애플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는 올해 출시 예정이었던 애플 시리 업그레이드 버전을 아직 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애플의 높은 품질 기준을 충족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애플의 AI 개발 속도가 정체된 사이, 구글은 픽셀폰에 AI 기능을 대거 탑재하고 검색엔진에도 AI를 적용해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고 있다.
삼성도 '갤럭시 AI' 전략을 통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고, 오픈 AI는 애플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와 손잡고 아이폰 경쟁 제품 개발에 나섰다.
이같은 소식으로 애플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1.21% 하락한 201.45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총도 3조460억달러로 줄었다. 이로써 애플은 연초 대비 19.56% 폭락했으며, 시총도 7500억달러 정도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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