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모집 마감 'D-1'…돌아오라는 정부, 안오겠다는 사직 전공의들(종합)
4일 접수 마감, 7일 최종합격자 발표…지난해 임용포기자 2967명 대상
사직 전공의들 "정부와의 대화 진전 없어" "이미 일반의로 취업"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9월부터 수련을 시작할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 접수가 이번주 마감되지만, 지원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221개 병원은 오는 4일까지 이틀간 상반기 인턴을 모집한다. 5~6일 면접과 채용 검진을 거쳐 7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모집은 지난해 사직하거나 임용을 포기한 인턴 296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앞서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일반 인턴 모집은 지난달 31일 최종 합격자가 발표됐지만, 상당수 수련병원에 지원자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의대생 집단 휴학으로 응시자가 줄어들면서 올해 국시 합격자가 지난해 3045명의 8.8%(269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일선 대학병원에서는 이번 추가 모집에 지원하는 전공의는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빅5 대학병원 관계자는 "지난달 사직 레지던트를 대상으로 한 상반기 전공의 모집보다 지원자 수가 더 적다"며 "복귀하겠다는 움직임은커녕 문의전화 한 통도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번 모집에서도 사직 전 수련병원에서 동일한 연차, 진료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수련특례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군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필인 사직 전공의는 입영해야 하지만 복귀 시 입영연기도 약속했다.
그러나 이런 특례에도 사직 전공의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지난달 15일~19일 정부가 수련특례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직 레지던트 9220명 중 2.2%(199명)만 지원했다.
지방 소재 대학병원을 사직한 전공의 A 씨는 "(특례 시행 여부와 관계없이) 의대 증원에 대한 정부의 기본 지침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정부와 의료계와의 대화 역시 진전이 없어 정부의 말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했다.
실제로 의료계와 정부의 의대 정원 논의는 답보 상태다. 정부는 2026년도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를 내밀었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025년도 의대 증원에 따른 의학교육 정상화 방안을 밝히라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18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택우 의협 회장과의 비공개 만남 이후 진전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병원을 떠난 사직 전공의들이 일반의로 취업하거나, 진로를 결정한 것도 복귀를 거부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을 사직한 전공의 B 씨도 "사직 전공의 중 대다수는 일반 병의원에 취업하거나, (의료계가 아닌) 다른 곳으로 진로를 정한 경우가 많다"며 "이른바 정부의 필수의료패키지, 사법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학병원에 남아서 필수 진료를 할 이유가 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대학병원에 근무 중인 전공의, 복학한 의대생 등의 신상을 공개하는 행위들도 하반기 지원율이 저조한 이유 중 하나다.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교수는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 당시에도 '지원한 전공의가 누구인지' 등을 묻는 문의가 많았다"며 "이 상황에서 복귀할 전공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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