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개 안심학교서 '알레르기 행진' 막는다…"예방습관 중요"
[요즘 질병청 뭐함?] 2009년 144개→2024년 3967개 지속 증가세
전국 11개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서 지역주민·보건소·학교 교육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입술이 퉁퉁 부었어요.""속이 안 좋고 어지러웠어요."
제1회 질병 예방·관리주간을 맞은 10일 오전 충북 오송보건의료행정타운 청사어린이집에서 아토피피부염 및 식품알레르기 예방·관리 교육이 진행됐다.
인의선 충청북도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 팀장은 '땅콩 알레르기'를 주제로 만 5세 아이들에게 유아 맞춤 교육 영상을 보여주며 식품알레르기 증상과 대처법을 설명했다.
강사가 땅콩알레르기가 있는 영상 속 주인공이 땅콩이 들어간 쿠키를 먹고 어떤 일이 일어났냐고 묻자, 아이들은 큰 목소리로 "입술이 부었어요" "배가 아파요" 등 부종, 복통, 기침 등 알레르기 증상을 말했다.
이날 허지은 교육정보센터 간호사의 아토피 피부염 교육이 이뤄진 다음 지영미 질병청장은 OX 퀴즈를 내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관리법을 전했다. 지 청장이 '보습제는 목욕하고 바로 발라야 할까요?'라고 묻자, 아이들은 허 간호사의 교육 내용을 기억하고 일제히 "네!"라고 외쳤다.
질병관리청은 아토피와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 2007년 예방관리 종합대책 계획을 수립했으며 '알레르기로부터 자유로운 내몸'이라는 뜻의 '알자내몸'을 슬로건으로 국가 차원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알레르기는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특정 물질에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꽃가루와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식품 등이 원인이며 유전요인과 환경요인의 상호 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들어서는 대기오염과 애완동물을 키우는 환경적 변화 등으로 알레르기 질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증상으로는 콧물, 재채기, 가려움증 등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아나필락시스(과민성 쇼크)를 일으켜 혈압저하, 호흡곤란이 오며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알레르기질환은 소아기 때 치료가 지연되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성인기 질환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아 삶의 질과 학습 능력을 저하할 수 있다. 특히 연령에 따라 알레르기질환이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 행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예방관리 습관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알레르기 행진은 영아기 아토피 피부염·식품알레르기에서 학령전기천식, 학령기알레르기비염으로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대한 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에 따르면 만 5세 전에는 아토피피부염과 식품알레르기 발생이 높지만 만 5세 이후 학령기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천식과 알레르기비염이 더 많이 나타난다.
이러한 이유로 질병청은 유아기 알레르기 예방·관리 교육에 집중해 2009년부터 학교 중심 아토피·천식 예방관리사업인 '안심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보건교사들을 중심으로 알레르기질환 환아를 파악해 관리하고 알레르기질환 교육과 상담, 교내 응급체계 등을 마련한다.
안심학교는 지속 증가해 사업 시작 당시 144개에서 지난해 3967개소로 증가했다. 특히 유아기는 생활 습관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2962곳이 참여했으며 초등학교 845곳, 고등학교는 150곳이 안심학교로 선정됐다.
지역사회 알레르기질환 교육 전문기관인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에서는 지자체 및 보건소와 연계해 각 학교 보건교사를 교육하고 학교에 교육 정보를 무료로 제공한다. 보건소에서는 알레르기질환 환자 가운데 취약계층에 검사비와 약제비, 치료비, 보습제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 교육정보센터는 2008년 서울시 센터가 가장 먼저 설치·운영된 이후 현재 부산, 광주, 대전, 경기 북부·남부를 포함해 전국에 11곳에 있다.
지영미 청장은 "알레르기질환은 어릴 때부터 질환을 인지하고 예방관리를 위한 생활 습관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린이 대상 예방관리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 제공을 통해 아이들이 알레르기로부터 걱정 없는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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