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vs 중국 바이오 패권 전쟁 '초읽기'…K바이오 영향은?
"美, 5년간 150억 달러 투입해야"…투자 확대·中 견제 목소리 커져
종합지수 상승에도 中 CDMO 기업 주가 급락…삼성바이오 등 반사익 전망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중국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패권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바이오 기술을 국가 안보의 핵심으로 봐야 하며, 이에 따라 중국 기업을 견제하고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며 한국 바이오산업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의회 산하 신흥 바이오 기술 국가안보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이 지난 20년간 바이오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 왔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향후 3년 내 대응하지 않으면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강도 높은 대응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미국 정부가 향후 5년간 최소 150억 달러(약 23조 원)를 바이오 연구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바이오 전략 전담 기구를 신설하고,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등의 정책적 수단을 주문했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바이오산업 내 중국 기업 배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한 사전 작업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중국이 바이오 기술을 무기화하거나 수출을 제한할 경우를 대비해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행보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예컨대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상하이종합지수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대표 CDMO 기업인 우시앱텍의 주가는 9.73% 급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중국은 원료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의 주요 공급국으로, 최근에는 자체 신약 개발에서도 성과를 보이며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이에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급부상이 자국의 보건, 안보, 경제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과거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좌절된 생물보안법(Biosecure)도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바이오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지면 국내 바이오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중국 배제는 아시아에서 대체 공급망이 필요한 상황을 초래하며, 한국 바이오 기업이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위탁개발생산(CDMO), 원료의약품, 바이오 장비 및 부품 등에서 국내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바이넥스(053030)는 CDMO 분야에서 에스티팜(237690)은 원료의약품 생산에서, 마이크로디지탈(305090)은 바이오 소부장 분야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정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 분리(디커플링)를 가속하면서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전략적 지원과 기업들의 기술 고도화가 맞물릴 경우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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