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 무증상 고위험 골수종 시장 선점 나서…FDA 승인 눈앞
FDA 자문위, 다잘렉스 파스프로 HR-SMM 적응증에 긍정 권고
MM 치료의 전주기 전략을 사실상 완성…SC제형으로 편의성↑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존슨앤드존슨(J&J)이 다발골수종(MM) 치료 분야에서 조기 개입 전략을 앞세워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기존 치료제가 모두 증상 발현 이후 환자에 집중됐지만, J&J는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고위험 불현성 단계(HR-SMM)에 치료제를 선제적으로 적용하려는 첫 시도에 나섰다.
HR-SMM은 지금까지 승인된 치료제가 없어 '무치료 영역'이자 '블루오션'으로 평가돼 왔다. 여기에 기존 정맥주사 대비 투약 시간이 짧고 부작용 부담이 적은 피하주사(SC) 제형의 편의성까지 더해지면서 J&J는 전주기 치료 포트폴리오에서의 주도권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산하 항암제 자문위원회(ODAC)는 최근 SC제형의 다잘렉스 파스프로(성분명 다라투무맙)의 고위험 불현성 다발골수종(HR-SMM) 적응증에 대해 6대 2로 긍정적 권고를 내렸다. 사실상 FDA 최종 승인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신호다.
현재까지 HR-SMM 환자 대상으로 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없다. 치료 원칙은 대부분 관찰 및 대기로, 질병이 활성 단계로 진행돼 장기 손상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J&J는 이번 자문위 투표를 통해 질병이 진행되기 전 개입하겠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현실화할 가능성을 열었다.
이번에 검토된 데이터는 J&J의 'AQUILA' 3상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다잘렉스 파스프로는 기존 관찰치료군 대비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유의미하게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말 미국혈액학회(ASH)에서 발표되고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도 동시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다잘렉스 파스프로가 HR-SMM 적응증으로 FDA 승인을 받게 되면 J&J는 다발골수종 치료의 전주기 전략을 사실상 완성하게 된다. 지금까지 다발골수종 치료는 초기 진단(NDMM)이나 재발·불응(RRMM) 중심에 머물렀으나 증상 이전 단계까지 앞당겨지는 것이다. HR-SMM는 전체 MM의 약 15%를 차지하며, 절반 이상이 2~3년 내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쟁사들과의 전략적 차별점도 분명하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는 BCMA 타깃 CAR-T 치료제 '아벡마'로 재발 환자군을 공략 중이고, 사노피는 CD38 기전의 '사클리사'를 정맥주사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 다케다의 '닌라로'는 경구 제형이라는 편의성이 있지만 병용에 국한돼있다.
다잘렉스 파스프로가 HR-SMM 적응증으로 승인될 경우 J&J는 경쟁자 없는 블루오션에 가장 먼저 진입하는 유일한 제약사가 될 전망이다. J&J는 지난해 11월 FDA에 해당 적응증에 대한 승인 신청을 했으며, FDA는 조만간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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