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프로그램서 '약국' 역할 키우는 '한국형 모델' 만들자"
[금연! 이제 다 바꾸자]⑲ 니코틴 대체제, 약사 지도 필요
"해외 사례 참고해 약사 대상 교육·보상 규정 둬야"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국민 건강을 위해 금연은 필수다. 그러나 흡연자 중 금연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는 다소 미비하다. 국가 금연지원서비스의 예산도 매년 삭감되는 추세다.
현재 병의원 및 보건소 중심으로 운영되는 금연 프로그램은 접근성 저하·금연치료제 옵션 부족 등 여러 한계가 있다. 이에 니코틴 대체제(NRT·Nicotine Replacement Therapy) 관련 전문 상담이 가능한 약국이 금연 정책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니코틴 대체제는 체내에 무해한 순수 니코틴만 공급함으로 혈액 속 니코틴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금연을 하게 하는 치료제다. 미국 식품의약청(FDA) 등 전 세계에서 금연 치료의 1차 약제로 허가받았다.
니코틴 대체제를 활용할 시 금연 성공률은 이전보다 50~60%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효과를 보려면 제품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
니코틴 껌은 30분가량 천천히 쉬어가며 씹어야 한다. 10회 정도 씹으면 얼얼하고 쓴맛이 나면서 니코틴이 방출되는데, 이때 볼 안쪽에 붙여 둔 후 잠시 씹는 것을 멈춰야 니코틴이 제대로 흡수된다. 이후 천천히 다시 씹기를 30분간 반복하면 된다.
니코틴 패치의 경우 상처 및 털이 없는 피부에 부착하고 매일 부위를 바꿔야 하며, 16시간 사용 후 취침 전에는 떼어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해외에서는 이를 통해 금연율을 높이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UBC) 등 약대에서는 학부생들이 니코틴 대체제 제품 사용법에 대한 강의를 들어야 한다. 이후 약국에서 니코틴 대체제 상담을 시행하자 국가적으로 금연에 대한 분위기가 확산했다.
일본은 니코틴 대체제의 정확한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약사에게 물어보세요' 캠페인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분위기는 다르다. 기존 금연 지원 서비스에서는 니코틴 대체제 복약 지도 교육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2021년 12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가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보건소 금연상담사 5명과 니코틴 대체제 사용 경험이 있는 흡연자 24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니코틴 껌의 경우 사용법을 정확히 알고 있는 흡연자는 거의 없었다. 보건소 금연상담사가 니코틴 껌 사용법을 알려주는 경우도 없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금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본처럼 캠페인을 통해 약사가 니코틴 대체재 복용법을 안내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약사가 금연 정책에 힘을 쏟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보상도 필요하다. 실제로 호주는 의사, 간호사와 약사까지 금연 관련 상담료를 지급한다. 캐나다도 약국에서 니코틴 대체제 구입 비용을 보험 급여로 지원하고, 약사에게 상담 수가를 지급한다.
약사단체 'OTC연구모임'(오연모)의 김혜진 부회장(안양 '행복한약국' 운영)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약사가 금연 서비스를 할 수 있게 적절한 교육과 동시에 보상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화는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최근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는 약국 주도의 금연 실천 문화 확산 및 신규 금연 시도자 발굴을 위해 서울 소재 약국을 대상으로 금연 약국 시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금연 약국을 확대하고 약사의 전문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해외에서는 이미 정부 주도 금연 사업에 약국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시범 사업을 기반으로 한국형 금연 약국 모델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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