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응급실 환자 일평균 32%↓…중증환자 진료 늘어(종합)
2곳 빼고 매일 24시간 운영...권역응급센터 중환자 비중 6%p↑
정부 "가벼운 증상인 경우, 응급실 이용 자제해준 국민 덕분"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최장 9일의 설 연휴 기간(1월 25일~2월 2일)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가 지난해 설 연휴 대비 약 3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증 환자가 지난해 설 연휴 대비 43% 이상 줄었으며, 일각에서 우려했던 큰 혼란은 없었다고 정부는 강조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어 "연휴 기간 응급의료체계가 중증환자 중심으로 작동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세종충남대병원이 지난달 26일과 이달 2일 응급실 야간 운영을 중단했고, 용인 명주병원이 병원 내부사정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응급실 운영을 하지 않게 돼 전국 413개 응급실 중 411개가 매일 24시간 운영됐다.
이 가운데 연휴 기간 응급실 방문 환자는 하루 평균 2만 543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설 연휴 3만 6996명보다 31.3% 줄어든 수치고, 지난해 추석 연휴 2만 6993명보다도 소폭 감소한 규모다.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 4~5등급에 해당하는 경증·비응급 환자가 급감하며 전체 응급실 방문 환자 수를 크게 줄여줬다. 올해 설 연휴 응급실을 찾은 경증 환자는 1만 3270명으로 지난해 설 연휴(2만 3647명) 대비 43% 이상 감소했다.
조 장관은 지난해 명절 연휴와 비교해, 문을 연 의료기관은 큰 폭으로 늘어 경증환자의 응급실 방문까지 이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설 당일(1월 29일)에는 지난해 설 당일(1622곳)과 지난해 추석 당일(2223개소)보다 많은 2417곳의 기관이 문을 열었다고 한다.
이번 설 연휴 기간 문을 연 동네 병·의원은 하루 평균 1만 7220곳으로, 당초 계획 대비 2.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 기간에 비하면 약 370%,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에 비해 약 100% 많은 수준이다.
정부는 설 당일 운영 의료기관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 가산 등의 보상을 대폭 강화한 바 있다. 아울러 경증 호흡기 질환 환자를 위한 발열클리닉에 일평균 1만 5000명이 찾았고, 호흡기 질환 협력병원은 일평균 284개 병상이 가동돼 경증환자 분산에 효과가 있었다.
다만 응급실에 방문한 중증환자(KTAS 1~2등급) 수는 지난해 설과 추석 연휴 대비 소폭 증가한 일평균 1425명을 기록했다. 조 장관은 "중증환자 비중이 지난 명절 때보다 큰 폭으로 증가해, 중증환자 치료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중증환자(KTAS 1~2) 비중은 올해 설 연휴 14.7%로, 지난해 설 연휴 8.7%보다 6%p(포인트) 늘었다. 27개 중증응급질환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일평균 89곳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 수준을 유지했다.
설 연휴 기간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는 응급환자 이송 122건, 전원 601건을 지원했다. 이와 함께 산모·신생아 진료 대응을 위해 운영된 중앙응급의료상황실 내 산과·신생아 전담팀의 경우 고위험 산모 이송·전원 15건을 지원했다.
조 장관은 "중증·응급진료 여건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들의 적극적인 진료 참여, 응급의료 현장 의사·간호사·직원분들의 헌신과 노력, 더 필요한 분에게 응급실 이용을 양보하는 국민 여러분의 높은 시민의식이 함께 작용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또 "국민들께서 가벼운 증상인 경우에 응급실 이용을 자제해주신 덕분"이라며 "정부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응급의료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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