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유방암·췌장암 등 '난치성 암 신약' 초고속 개발 도전
신기술 접목해 차세대 항암제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 연구
서울대·KAIST·퓨처켐과 공동연구단 구성…5년간 150억 투입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서울대학교병원은 치료가 어려운 삼중음성유방암과 췌장암 극복을 위해 혁신적인 신약 연구개발에 나선다고 17일 밝혔다. 연구는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오는 2029년까지 연구비 150억 원을 투입해 추진한다.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국가 난제를 해결하고 국민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등이 주관하는 임무 중심형 연구개발(R&D) 사업으로 미국 국립보건원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모델을 참고해 국내에 도입됐다.
서울대병원은 미정복질환 극복 임무의 주관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 병원은 서울대·KAIST(한국과학기술원)·퓨처켐과 공동연구단을 구성해 난치성 고형암 극복을 위한 신약 개발에 도전한다.
고형암은 위암·폐암·자궁암 등 신체조직에 발생하는 암종으로, 혈액암에 비해 면역반응이 약해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 특히 삼중음성유방암과 췌장암은 대표적인 난치성 고형암으로, 전이될 경우 생존율도 낮기 때문에 새 치료법이 절실했다.
이를 위해 서울대병원 공동연구팀은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 개발을 추진한다. 이 치료제는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가 표지된 리간드(암에서 발현되는 특정 단백질을 표적해 결합하는 물질)를 이용한 차세대 표적 항암제다.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어 주변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한다. 타 약물보다 내성이 적고, 기전이 간단해 임상 단계 활용이 용이하며, 체내 분포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약효 예측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생성형 AI)과 생물정보학(BI) 등 고도화된 최신 기술을 활용해 삼중음성유방암과 췌장암에 대한 표적 물질과 리간드를 신속히 발굴하고, 그 효능과 기전을 빠르게 시험해 볼 예정이다.
저용량으로 약물 안전성을 평가하는 마이크로도징 임상 평가를 적용해 임상 진입 실패 확률도 줄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임상 후보물질 도출의 소요 기간을 30% 이상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초고속 임상시험 승인을 목표로 한다.
서울대병원에서는 핵의학과 강건욱·윤혜원 교수, 유방내분비외과 한원식 교수, 간담췌외과 박준성 교수가 참여해 암세포를 배양한 오가노이드 모델을 구축하고, 다중분자영상 기술을 사용해 방사성 리간드 치료 기전을 검증할 예정이다.
책임연구자인 강건욱 교수는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난치성 고형암인 삼중음성유방암과 췌장암 치료를 위한 약물을 초고속으로 발굴하고, 신속히 검증해 혁신적인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를 개발할 것"이라며 "국가 보건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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