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얼굴 떨림 사라지지 않으면 '이 질환'…청년도 위험
뇌신경 자극으로 인한 안면경련…스트레스 원인 되기도
원인 제거 미세혈관감압술로 완치…신경외과 진료 당부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눈이나 입술 등 얼굴이 떨리는 증상을 경험한다면 마그네슘 부족, 피로 등으로 치부하기 쉽다. 그러나 충분한 마그네슘을 복용하고 휴식을 취했음에도 떨림이 계속돼 얼굴 다른 부위로까지 퍼진다면 뇌신경 문제 등으로 인한 안면경련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안면경련은 의지와 관계없이 얼굴에 반복적인 근육 운동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부분은 얼굴 한쪽의 '반측성 안면경련'으로서 눈 주위뿐 아니라 입과 목 부위까지 나타날 수 있다. 양측 눈 주위 안검경련, 안면마비 후 이차 경련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생활 속 스트레스 때문에 20~40대 젊은 청년들의 안면경련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그동안 안면경련은 나이 든 환자들에게서 보고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었다. 2019~202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40대 매년 평균 환자 수는 전체 환자의 48%에 이른다.
윤강준 강남베드로병원 대표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젊은 층의 안면경련은 뇌 내 신경과 혈관이 스트레스로 자극받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를 그대로 놔두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반드시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뇌 내 신경은 크게 12개로 구분돼 있고 각각 고유의 기능이 있다. 그중 안면경련은 표정 근육의 제어를 담당하는 7번째 신경인 '안면신경'(facial nerve)과 관련이 있다. 이 신경이 나오는 부위에 다양한 원인에 의해 자극을 받아, 안면경련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다만 스트레스와 긴장 상태의 반복은 신경에 부담을 가하는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직장 생활과 사회적 압박 등 스트레스에 취약한 젊은 층과 무관하지 않은 대목이다.
문제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다. 안면경련은 생활에 불편을 끼칠 가능성도 더 높다. 증상을 오래 방치하면 안면 비대칭 증상은 물론 안면마비, 미각과 청각 손실까지 불러올 수 있다. 회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안면경련과 일반적인 눈 떨림을 구분하는 방법의 하나는 증상이 얼굴 양쪽에서 나타나느냐에 있다. 증상이 한쪽 얼굴에 집중되는 가운데 긴장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증상이 더 심해지고, 잠을 자는 중에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안면경련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안면신경의 압박이 해소되면 반측성 안면경련의 증상은 사라진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약물치료만으로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장기간 약물 사용으로 내성이 생겼다면 주사 요법을 고려할 수 있으며, 수술로 영구적인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주로 시행되는 수술은 혈관과 뇌신경 간 거리를 물리적으로 떨어뜨려 경련의 원인 자체를 없애는 '미세혈관 감압술'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수술 직후부터 떨리는 증상이 즉각 사라지는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수술 성공률은 95% 이상으로 매우 높다고 전해져 있다.
정확한 지점을 찾기 위해서는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근전도검사 등을 복합해 안면신경 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우선 휴식을 취한 뒤에도 눈 떨림이 지속된다면 역시 안면경련을 의심해 보고 신경외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장진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환자 개인에 따라 안면경련의 원인이 다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치료법이 다르다"면서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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