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7개월'에도 "사람이 쓰러졌다" 소리에 달려나간 간호사
국가유공자 외조부 기일 맞아 호국원 찾았다 경련환자 목숨 구해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임신 7개월의 간호사가 국가유공자인 외할아버지 기일을 맞아 호국원을 방문했다가 응급환자를 구했다.
30일 이화의료원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소속 최애리 간호사는 지난 13일 충북 괴산군 국립괴산호국원에서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진 환자의 생명을 구했다. 최 간호사는 당시 임신 7개월 차였다.
최 간호사는 지난 13일 오전 국가유공자인 외할아버지 기일을 맞아 국립괴산호국원을 방문했다. 최 변호사는 외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린 뒤 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을 찾았다. 그때 식당 입구에 사람이 몰리며 누군가 쓰러졌다는 소리가 들렸고 그는 망설임 없이 달려 나갔다.
입구 앞에는 40대 남성이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져 있었다. 최 간호사는 간호사임을 밝히고 침착하게 대처했다. 환자의 팔다리를 주무르고 있던 보호자에겐 "경련이 있을 때는 압박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알렸고 주변에 위험한 물건을 치운 뒤 기도를 확보했다.
최 간호사는 "신경외과 병동에서 근무했던 경험 덕분에 경련 환자에 대한 즉각적 대처가 가능했다"며 "쓰러진 환자의 의식 회복에 집중하며 구급차가 올 때까지 보호자를 안심시켰다"고 설명했다.
남성은 의식을 되찾았고 구급차로 이송됐다. 당시 현장에서 상황을 목격한 국립괴산호국원 직원이 임신부의 몸으로 응급조치를 시행한 최 간호사의 조치에 감동했고 국립괴산호국원 측에서 감사패를 수여하며 미담이 알려졌다.
이대목동병원은 지난 28일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외래에서 국립괴산호국원 측의 감사패를 받아 수상식을 개최해 최 간호사를 격려했다.
용교순 국립괴산호국원 원장은 "위급한 상황에 부닥친 국가보훈 유가족을 위해 신속하고 헌신적인 응급조치를 시행해 귀중한 생명을 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숭고한 사명감과 인도적인 실천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줬으며 공공의 귀감이 되기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최애리 간호사는 "갑자기 쓰러진 상황에서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앞섰다. 어떤 간호사라도 같은 상황에서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며 "당연한 일을 한 것에 대해 높게 평가해 주시고 감사패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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