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전공의 추가 복귀 길 열리나…의료계·정치권 "의견 묻는 중"
수련병원협의회, 전공의 대표들 거쳐 설문조사 마감
대한의학회 조사로도 300명 복귀 희망…정부도 검토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의료계가 사직 전공의들이 다시 수련병원에 돌아갈 방안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병원을 떠났던 전공의 일부가 명분만 주어진다면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따른 조치다.
다만 복귀를 종용한다는 오해를 받는다거나 과도한 특혜가 반복된다는 비난의 타깃이 될 수 있어 의료계도, 정부도 복귀 명분을 신중하게 마련하고 있다. 정치권은 일선 전공의들의 생각을 알고 싶다며 설문 조사에 나섰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211개 수련병원 협의체인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전날(12일) 오후 6시까지 사직 전공의들을 상대로 5월 복귀 의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를 취합 중이다.
지난 8일부터 실시된 이 설문에는 복귀 의향과 함께 복귀 조건 등을 선택하는 문항이 담겼다. 협의회는 각 병원 전공의 대표들을 거쳐 일선 사직 전공의들의 의향을 물었다. 협의회는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 허용을 건의하기 위해 여론을 알아보게 됐다는 입장이다.
대한의학회에서도 사직 전공의들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학회는 현재까지 300여 명이 복귀 의사를 밝혔다고 전한 바 있다. 이진우 의학회장(연세대 의대 교수)은 "복귀 희망자 숫자를 확인하면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약간의 수련 기간만 거치면 시험 후 전문의를 취득할 수 있는 고연차(레지던트 3·4년 차)를 중심으로 병원 복귀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기류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에 이뤄졌다.
규정상 전공의 수련 공백 기간이 3개월 이상이면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공백 기간을 추가 수련으로 메울 수 있지만 3개월을 넘어서면 그해 수련을 수료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달 31일 전에 내년 3월 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셈이다.
지난 3월부터 수련을 이어갈 수 있는 앞선 전공의 모집 때는 레지던트 1년 차의 경우 지원율이 대상자의 2.2%에 그쳤다. 현재 전국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는 1672명으로 의정갈등 이전의 12.4%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의학회 조사를 대입해 봐도 복귀 희망자는 미미해 보인다. 다만 이진우 의학회장 등 의료계 일각에서는 "시간이 걸릴 문제들을 빌미로 의대생이나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고 있는 일은 복귀 명분을 더욱 어렵게 할 뿐"이라는 호소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는 9월부터 수련을 재개할 전공의 모집, 이른바 '가을 턴'까지 추가 모집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으나 의료계 일각에서 요구가 제기되자 다시 길을 열고 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 의사가 공식적으로 확인되면 추가 모집을 검토하겠다"고 한 상황이다.
이밖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사직 전공의들의 인식 조사에 나섰다. 대선을 앞두고 여론을 파악하고 싶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복지위 민주당 간사 강선우 의원과 강선우 의원·김윤 의원 측은 '의료대란 관련 전공의 인식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이 사태의 본질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공의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하고 정확히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며 "의료대란 과정 전반에 걸친 전공의 여러분의 경험과 인식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얻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 조사에 포함된 주요 문항은 △사직 결정 배경 △사직 이후의 삶과 생계 △복귀·진로 전환 관련 인식 △의료계·정부·국회에 대한 인식과 평가 등이다. 이들은 해당 조사를 향후 전공의 중심의 보건의료 정책 추진 및 제도 설계, 입법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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