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열린 전공의 상반기 복귀의 길…의료 공백 완화될까
복지부 "상당수 복귀 의사 확인"…고연차 전공의중심 복귀 가능성
의료계 "전문의 공급에 도움"…"대규모 복귀 없을 것" 회의적 전망도
- 구교운 기자,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강승지 기자 = 보건복지부가 오는 20일부터 수련병원별로 전공의 추가모집을 허용한다고 밝히며 의료 현장에선 의료 공백이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복지부는 이달 중 전공의 추가 모집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모집은 20일부터 이달 말까지 모집 기관별로 자율 진행한다.
전공의들은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에 반발해 대거 사직했다. 이후 수련 및 병역 특례가 적용된 지난해 하반기 모집, 올해 하반기 모집에서도 복귀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전국 수련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는 1672명으로 집단 사직 이전인 1만 3531명의 12.4%에 그친다.
이번 추가모집은 전공의들의 복귀 의사를 사전에 확인한 뒤 이뤄진 것인 만큼 복귀 규모가 상당수에 이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복지부는 "의료계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러 조사에서도 상당수가 복귀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수련 공백이 3개월 이상이 될 경우 내년 2월 전문의 시험 응시 자격이 박탈되는 3~4년 차 레지던트를 중심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복귀할 경우 다음 달 1일부터 수련을 시작, 내년 2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된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사직 중인 전공의는 총 1만 1713명으로 이중 레지던트 3, 4년차는 각각 2468명, 1382명이다.
의료계는 복귀 규모에 따라 장기간 누적된 진료 공백이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대한병원협회 등 6개 단체도 전문의 수급 차질을 막고 의료 공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추가 모집을 열어달라고 건의했다.
한 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전문의 수요공급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전공의 숫자가 많아지면 병원들도 정상적인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30대 봉직의는 "새 정부 출범을 앞에 둔 지금 의료 현장을 조금이라도 바꿔보겠다고 사직한 전공의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 같다'며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했거나 계획했던 삶의 경로로부터 너무 멀어졌다는 생각이 들 경우 복귀를 선택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들의 요구사항이 (정부 정책에) 반영된 부분도 있고, 반영될 부분도 있다"며 "돌아올 의사가 있다면 이제는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외과 교수)은 "수련을 이어가길 원하는 전공의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며 "각자의 개별적인 판단을 존중한다. 의협은 전공의들이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대규모 전공의 복귀 가능성에 관한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전공의 대상 설문조사에서 복귀 조건으로 내건 △필수의료패키지 조정 △복귀 전공의 TO 보장 △5월 복귀 시 정상수련으로 인정하는 것에 관한 복지부의 입장이 미흡하다는 이유다.
특히 사직 전공의의 원소속 복귀 여부가 문제로 꼽힌다. 복지부는 이번 모집에 합격하는 사직 전공의들의 원소속 병원, 과목, 연차의 빈자리를 다른 전공의로 채워졌더라도 사직 전공의가 복귀하면 정원을 추가로 인정하기로 했다.
다만 입대한 전공의의 제대 후 수련병원 복귀 문제에 관해선 향후 의료인력, 병력자원 수급 상황, 기본 복귀자와 형평성을 고려해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 사직 전공의는 "입대한 전공의들에 대한 TO 보장을 바라는 목소리가 컸다"며 "전공의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조건들이 와닿지 않아서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교수는 "개별적인 복귀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선 대규모 복귀는 예상되지 않는다. 복지부의 좀 더 솔직한 사과나 방향 전환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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