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환자 1000만명 빅데이터 분석했더니…'귓병' 늘었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건보공단 자료 분석
이석증 15%, 돌발성난청 8%, 전정신경염 19%, 이명 11% 발병률 높아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코로나19는 감염 이후 다양한 장기와 시스템에 영향을 주며 특히 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은 22일 김민희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1000만 명 규모 빅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와 귀 질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2020~2022년 코로나19 확진자 약 497만 명과 이들과 성별·연령·지역·소득 수준이 같은 대조군 497만 명을 1대 1로 매칭해 감염 이후 6개월간 귀 질환의 발생률을 비교했다. 이는 관련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다.
분석 결과, 감염자는 대조군보다 △이석증 15% △돌발성난청 8% △전정신경염 19% △이명 11%가량 발병률이 높았다. 메니에르병 역시 15% 증가 소견이 있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감염 후 귀 질환 발생은 단순한 후유증이 아니라 복합적인 병태생리적 기전으로 인한 것"이라며 "특히 반복 감염, 고위험군, 만성 스트레스 환자는 귀 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내이에 직접 감염되거나 면역 염증 반응, 혈관 내피세포 손상 등을 일으켜 평형감각 및 청각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복 감염은 전정기관과 청신경에 누적적인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다.
김 교수팀은 귀 질환과 전신 질환 간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도 지속해 왔다. 앞서 자가면역질환(강직성 척추염 등)과 돌발성난청의 재발률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자가면역 환자의 청력 재발률이 유의하게 높다는 사실을 밝혔으며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을 가진 환자에서 메니에르병 유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한 바 있다.
김 교수는 "귀는 신체 전체의 면역·신경·혈관 상태를 반영하는 복합적 기관"이라며 "귀 질환을 국소적 문제로만 보지 말고 전신적 불균형 속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과는 이명, 난청, 어지럼증 등 귀 질환을 대상으로 한방 통합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봉독약침, 전기침, 저주파 자극요법 등이 적용되며, 침·뜸·한약 등 집중 치료와 식사요법이 포함된 입원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이비인후과와 협진 시스템을 통해 정확한 진단도 병행한다.
김 교수는 "한방 치료는 귀 질환의 근본 원인인 전신 불균형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인 접근법"이라며 "정확한 진단과 조기 집중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kukoo@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