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어떠한 상황에서도 양국관계 흔들림 없이 발전"(종합)
'비상계엄' 후 첫 한일 외교장관회담…'소통·협력 안정화' 초점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노력·북한문제 대응 협력 지속"
- 노민호 기자,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정윤영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대면한 한일 외교장관은 13일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일관계를 흔들림 없이 발전해 나가자"라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의 양자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양국 외교장관이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건 2011년 10월 김성환 당시 장관과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 회견 이후 14년 만이다.
조 장관은 "한일 양국은 자유, 인권, 법치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까운 이웃"이라며 "회담에서 본인은 한국의 대일 외교정책 기조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 분명히 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야 외무상은 "일한 양국은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 대응에 있어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국가"라며 "현재 전략 환경 아래 양국 관계 중요성은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은 이웃나라이기에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동시에 정치, 안보,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쌓아왔다"라고 했다.
이 밖에 양측은 올해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 간 기념 사업을 추진하는 데 계속해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경제·경제안보·첨단 과학기술·인적교류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사업을 발굴해 나가자는 데도 뜻을 모았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북한군 파병 등 불법 북러 군사협력에 대해서도 양측은 우려를 표명하고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동시에 북핵 위협에 대비해 한일, 한미일 3국 간 적극적인 공조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견해를 같이했다.
이와 관련 이와야 외무상은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측에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머지않아 출범하게 된다. 여러 사정이 허락한다면 현지시간 20일 미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라며 "그때 일·한·미 전략적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걸 신정부에 확실하게 전달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와야 외무상은 15일 예정된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후보자 청문회 일정을 언급하며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될 수 있다면 루비오 국무장관 후보와의 미일 외교장관회담을 추진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번 회담에선 '사도광산 추도식' 문제 등 과거사 사안도 다뤄졌다.
조 장관은 "추도식 문제는 희생자들을 진심 위로하고 앞으로 역사적 의미를 기억하는 행사가 되도록 일본 측과 진지 솔직하게 협의하기로 했다"라며 "우리가 생각하는 우려 사항들을 회담에서도 분명히 전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야 외무상은 "(사도광산 사안은) 조 장관이 일방적으로 양보한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일본 정부로서는 앞으로도 세계유산위원회 결의에 따라 한국 정부와 의사소통을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와야 외무상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즉답 대신 "한국 내정에 대한 코멘트는 삼가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대신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라며 "오히려 보다 중요해질 것이라는 인식 아래 양국관계를 더욱 진전시켰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날 회의에선 이르면 2월 중으로 점쳐지는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 대한 의견 교환도 있었다.
이와야 외무상은 "일한중 3국 협력 협의체는 유익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날 조 장관과 의견을 교환했으며 3국 외교장관회의는 되도록 적절한 시기에 조기에 개최하고자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구체 시점에 대해선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날 오전 한국에 입국한 이와야 외무상은 방한 직후, 일본 외무상으로서는 약 7년 만에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그는 이후 국회를 방문해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외무상의 이번 방한은 탄핵 정국에서도 한일 외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아울러 일본 입장에서도 한국 외교가 흔들릴 경우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안정적 한일관계'가 자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야 외무상은 이날 오후 조 장관과 만찬을 가지고 회담에서 못다 한 얘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방한 마지막 날인 14일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ntiger@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