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순항미사일 수직발사 시험…조만간 잠수함서 발사 시도
SLCM '불화살-3-31' 개량형 가능성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전날인 25일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수발을 발사했다.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지난해 1월 시험발사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불화살-3-31'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6일 "어제 오후 4시경 북한이 내륙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수발을 발사한 것을 추적·감시했고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합참의 공지에 앞서 북한은 이날 보도에서 전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참관 하에 미사일총국 주도로 해상 대 지상 전략순항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발사된 전략순항유도무기들은 2시간 5분 7초~2시간 5분 11초간 1500㎞의 비행 구간을 타원 및 8자형 궤도를 따라 비행해 표적을 명중타격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사거리 1500㎞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1월 24일과 28일 두차례 발사했던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의 개량형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시 북한은 잠수함에서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불화살-3-31엔 전술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번 발사 지점은 미사일이 해상 대 지상용임에도 내륙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새로운 무기체계의 시험 초기 단계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의 공식 명칭은 보도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기존 무기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라며 "북한의 전날 미사일 발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됐고, 기만 혹은 과장 가능성이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미사일의) 모양은 '국방발전-2024' 무장장비전시회 때 공개했던 '화살-1형'처럼 검정색 바탕에 두 개의 흰색 띠가 위아래로 있는 모양인데, 불화살-3-31의 개량형이라고 보여진다"라며 "2024년 1월 불화살-3-31보다 100여초 늘어나긴 했으나 거의 유사한 궤적과 비행시간을 보였다"라고 분석했다.
예비역 해군 대령인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이번 발사는 잠수함을 이용한 것은 아니고 10미터 이내 저수심에 설치된 수중 플랫폼에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아직 전력화가 되지 않은 김군옥영웅함의 순항미사일 발사 능력을 구현하기 위한 것과 연계한 시험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최 소장은 이어 "북한은 불화살-3-31을 개발해 잠수함, 수상함, 육상에서 모두 발사 가능한 형태로, 이는 러시아 칼리버 순항미사일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칼리버 순항미사일은 수상함, 잠수함, 항공기에서 발사 가능하며 모듈화돼 있어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조립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미사일은 발사관에서 가스 등으로 일정 높이 이상으로 띄운 뒤 공중에서 엔진을 점화하는 '콜드 런치'(Cold Launch) 방식으로 발사됐다. 조만간 잠수함에서도 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은 "지상 이동식발사대나 1500톤급 함정 발사대의 경사 각도 발사가 아닌 수직 콜드런치 발사를 첫 공개한 것"이라며 "잠수함 발사용 수직 발사관을 지상에 설치 후 수직발사 시험한 것으로 추정되며, 김군옥영웅함 탑재 전 시험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의원실은 "수직발사관을 갖춘 신형 함정이나 잠수함에 이 미사일을 탑재할 것"이라며 "해상에서 지상으로의 전술핵 공격 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SLCM이 전력화된다면 이미 개발함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함께 '대량 파괴' 및 '정밀 타격' 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 우리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순항미사일은 낮은 고도에서 운영되는 데다 변칙 기동이 가능해 탄도미사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탐지·추적이 어렵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한 이후 첫 무기체계 시험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안에 당장은 응하지 않으면서 그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순항미사일은 전략무기로 유용성은 크지만 외면적으로는 미 본토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에 비해 미국을 자극하는 수위가 낮게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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