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대만' 언급에 中 반발 불가피…G20서 표출하나
20~21일 남아공 G20 외교장관회의…中 왕이 입장 표명에 주목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한미일 3국 외교수장들이 트럼프 2기 출범 후 첫 대면 회의에서 중국이 극도로 예민해하는 대만 문제를 새로운 표현으로 언급함에 따라 중국의 반발이 불가피해진 모양새다. 중국은 이번 주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서 관련한 입장을 표출할 가능성이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MSC) 참석을 계기로 만났다.
이들 외교장관들은 3국 협력의 제도화 및 지속 필요성을 확인하는 등 경제·안보를 비롯해 사실상 전 분야에서의 협력 심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한 이를 공동성명 채택을 통해 명문화했다.
주목되는 건 이번 공동성명에 '대만의 적절한 국제기구의 의미 있는 참여를 지지한다'라는 새로운 문구를 넣었다는 점이다.
이는 그간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 반대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안정 유지의 중요성 확인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유지 및 국제법 우선 등 그간 중국을 의식해 넣은 문안에 새로운 내용이 추가된 것이다.
특히 앞선 문안과 달리 새 문안에는 '대만'이 명시되면서 한미일이 중국 견제의 공동 노선은 채택한 듯한 모양새가 되기도 했다. 중국이 가만히 있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은 '하나의 원칙'에 따라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만은 그간 중국의 반대로 유엔 등 국제기구에 가입하는 것이 자유롭지 못했다.
양안관계가 좋을 때는 인도적 분야로 분류할 수 있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고 의결 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에 정식 회원국이 아닌 '옵서버'(특별참관국)로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독립 성향'이 강한 차이잉원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는 8년째 WHA 활동도 막힌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일이 '독립국가'로서 대만의 국제사회 활동을 지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미국 중심의 대(對)중국 견제를 위한 여러 협의체에서 대만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포석을 뒀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곧바로 한미일 3국을 대상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는 일종의 '입장 단속'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오는 20~21일 미국이 불참을 결정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G20 외교장관회의 무대를 통해 한국, 일본을 상대로 '외교전'을 펼칠 수도 있다. 중국은 이번 회의에 외교수장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파견한다. 조태열 장관, 이와야 외무상도 참석한다.
당초 외교부는 이르면 3월 중 일본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큰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혹은 이를 전후로 중국과 양자회담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이 대만 문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해 G20에서 전격 '만남'을 요청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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