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이후 첫 장교 임관식…국방장관 대행 "본연의 임무" 강조
김선호 대행, 3사관학교 임관식 주관
"활기차고 자랑스러운 군 생활 돕겠다"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지난해 12·3 비상계엄 후 첫 사관학교 생도 졸업·임관식에서 '군 본연의 임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국방수장의 메시지가 나왔다. 계엄에 동원돼 실추된 군의 사기를 회복하고 국민들로부터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25일 경북 영천 육군3사관학교에서 열린 제60기 졸업·임관식을 주관하며 축사에서 "신임 장교 여러분에게 약속한다"라며 "여러분이 군 본연의 임무에 매진하고 활기차고 자랑스러운 군 생활을 하도록 군 복무여건과 장병 처우 개선에 소임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앞서 국방부 장관의 공석 상황에서 장관 직무대행이 축사에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용을 언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 대행은 오는 27일 육군사관학교 졸업·임관식, 28일 학군장교 합동임관식도 주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해·공군사관학교, 국군간호사관학교 졸업식도 조만간 열린다.
군 안팎에서는 김 대행이 신임 장교들에게 '정당한 명령과 법' 등을 언급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으나, 김 대행은 지휘관으로서의 '임무와 역할'을 강조하는 정석적인 축사를 택했다. 비상계엄에 가담한 군인들 대다수가 고위급 지휘관인 만큼, 이와 관련이 없는 신임 장교들을 대상으론 '기 살리기'에 나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김 대행은 "전투적 사고와 전사적 기질이 충만한 장교가 되어주기를 바란다"라며 "전투적 사고는 365일 24시간 오직 적만을 생각하고 싸워 이기고자 하는 마음가짐이며, 전사적 기질이란 결코 물러서지 않는 용기이자 임무 완수에 대한 전투 의지"라고 설명했다.
김 대행은 또 "여러분은 부하들을 지휘통솔하는 창끝부대의 리더가 될 것이며, 부하들은 오직 여러분의 말과 행동만을 바라볼 것"이라며 "리더로서 먼저 전투적 사고와 전사적 기질을 내재화하고 솔선수범한다면 부하들은 여러분을 자발적으로 따를 것이며, 이를 통해 전사적 기풍이 충만한 부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대행은 "전투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지도자가 되어주기를 바란다"라며 "급변하는 전장 환경 속에서 적과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최신 전투장비 조작 능력을 구비하고 소부대 전투기술을 배양함은 물론, 실전적 훈련으로 이를 반복 숙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행은 신임 장교 부모들에겐 "여러분의 아들·딸이 명예로운 대한민국 장교가 되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것"이라며 "이들이 자신감을 가진 당당한 리더, 무엇도 두렵지 않은 강인한 장교가 되도록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군 본연의 임무에 매진해야 한다는 김 대행의 축사는 비상계엄 이후 국방부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입장과 맥락을 같이 한다. 국방부는 지난 달 16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주요 현안 해법회의'에서도 "군 본연의 역할과 사명에 매진하는 신뢰받는 군대 구현"이라는 새해 목표를 밝혔다.
김 대행은 지난 달 23일 각 군에 하달한 '장관 직무대행 지휘서신 제1호'에서도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대를 만들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하자"라며 "우리 군이 국가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수호하는 본연의 임무 완수에만 충실할 때 국민들은 무한한 신뢰와 응원을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최 대행은 올해 육사 졸업·임관식에 가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해마다 각 군의 사관학교 졸업·임관식을 주관해 왔는데, 올해는 육사 순번이었다. 이는 비상계엄 사태에 육사 출신 지휘관들 다수가 연루돼 수사와 재판을 받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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