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뉴스1) 외교부 공동취재단 노민호 기자 =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원인으로 주목을 받는 '가짜뉴스'보다 '악의적 정보'(malinformation)의 유입이 더 큰 문제라는 일본 교수의 주장이 제기됐다.

이치하라 마이코 히토츠바시대학 국제·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지난 13일 도쿄도 구니타치시 히토츠바시대에서 한일 기자단 교류에 참가한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악의적 정보는 완전히 거짓된 정보는 아니지만 독자의 감정을 조작해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정보"라고 정의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치하라 교수는 악의적 정보를 퍼트리는 데는 '조직적인 협조 행동'(Coordinated Inauthentic Behavior)이 뒤따른다며 "정부 관계자, 미디어, 지역 언론, 홍보 회사, 인플루언서 등이 이러한 '조직'에 포함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정 세력이 목적을 가지고 '완전히 거짓은 아닌' 정보를 고의로 확산해 여론 형성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이치하라 교수는 "이들은 특정한 정보와 연관된 내러티브(줄거리) 형성을 시도한다"라며 "내러티브는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독자의 감정을 고양하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을 슬프게, 분노하게 하는 등 강한 감정을 유발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퍼뜨리는 것이 주요 방식"이라며 "현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에선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정보가 눈에 띄는 곳에 배치되고 빠르게 확산한다"라고 진단했다.

이치하라 교수는 일본 내에서도 이러한 활동의 주요 배후로 중국 당국 혹은 중국의 단체들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특정 이슈에 관련된 사람들이 중국 정부와 직접 연계돼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과 관련된 중국의 온라인 미디어 활동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치하라 교수는 "중국 관련 온라인 미디어들이 일본에서 반한 감정을 조장하는 기사들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다"라며 "이들은 완전한 '거짓된 정보'(disinformation)를 퍼뜨리진 않지만, 특정 단어들을 가까운 의미로 연관시켜 감정을 조작하는 전략을 사용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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