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외교' 전면에 위성락·김현종·조현…베테랑·통상 전문가 포진
이재명 당선 시 안보실장·외교부 장관·안보실 차장에 중용 예상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빠르게 '진용'을 갖추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한국 외교의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베테랑 외교관 출신과 통상 전문가가 벌써 이재명 캠프의 외교 책사로 포진하고 있다.
북핵 협상 실무를 이끌었던 위성락 민주당 의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주도한 김현종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다자외교 베테랑인 조현 전 외교부 1차관이 그들이다. 정통 외교·통상 관료 출신인 이들은 이 후보의 '실용주의 외교'를 뒷받침할 '베테랑 트리오'로 주목받고 있다.
위성락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대미 외교를 총괄하는 북미국 국장, 주러시아대사 등을 지낸 베테랑 외교관 출신이다. 동북아 관련 풍부한 현장 경험으로 정세 분석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대 대선 때도 이재명 캠프에서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하는 실용외교위원장을 맡아, 실용주의 외교 노선 설계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만일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국가안보실장 혹은 외교부 장관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외교관 시절 그는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정치적 구호보다 실질적 협상력과 전략이 중요하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이념보다 실리를 강조하는 현실주의 외교관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교에선 전략가이면서도 정직한 업무 스타일로 윗사람은 물론 부하 직원들에게도 높은 신뢰를 받았다.
그는 한미동맹, 한미일 협력을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면서도 지나치게 갈등 구조가 부각된 북한,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엔 민주당이 '친중' 성격이 강하다는 이미지를 관리해야 하며, 미국의 대중 견제 동참 요구도 회피하지 않고 '적절한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이 후보에게 직언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지금은 역사 문제를 앞세워 관계가 멀어지는 것보다는 관계를 관리하는 가운데 역사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민주당의 당 대표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된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단을 이끈 '통상 전문가'다. 당 대표의 보좌관으로 임명됐지만, 그를 당으로 이끈 것이 이 후보라는 점에서 대선 기간 자연스럽게 이 후보의 책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위원,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서 한미 FTA 협상을 주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아 트럼프 1기 시절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 관련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이러한 이력으로 미국 조야에서도 널리 알려진 인사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통상 공세에 대응할 적임자로 평가받는 이유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외교부 장관을 맡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외교가에선 그를 두고 "불도저 스타일의 실무형 브레인"이라고 평가한다. 미국과의 FTA 협상 당시 직설적이고 단호한 태도로 협상에 나섰으며, 때론 전략적 마찰도 불사했다는 후문이다.
김 전 본부장은 한미동맹에 기반한 외교를 강조하면서도 "국익을 위한 당당한 외교"를 내세우는 실용주의 외교가로 분류된다.
김 전 본부장은 트럼프 2기 상호관세 대응책과 관련해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협상은 시간에 쫓기지 않아야 하며, 명분은 상대에게, 실리는 우리가 챙겨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특히 "반대급부가 없는 협상은 실패"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공세에서도 한국이 얻을 것이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조현 전 주유엔대표부대사는 현재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다자외교 관련 정책을 자문하고 있다.
외교부 1·2차관을 모두 지낸 흔치 않은 이력을 지닌 그는 마지막 임기를 유엔대표부 대사로 지내며 국제기구와 다자외교 분야의 '최신 현장 경험'을 무기로 장착하게 됐다.
특히 조 전 대사는 인도·태평양 전략, 개발협력, 기후외교 등 '신(新) 안보 이슈'에 대한 감각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견국 외교의 실현 가능성을 강조하며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인물로 지목된다.
대북 정책에선 온건하고 유연한 접근을 선호하며 "평화를 위한 협력과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자주 밝혀왔다.
외교 현안에 대해 이념적 접근보다는 실용적 해법을 모색하며 '중도 실용주의자'라는 조야의 평가가 있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국가안보실 차장, 외교부 장관으로 실리 외교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yoonge@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