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선생님 덕분에 꿈 키워요"…육군 용사, 초등학생에 재능기부
특기 살려 수학·중국어·축구·방송댄스 수업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우리나라를 지켜주는 멋진 군인 선생님이 가르쳐주니 좋아요."
육군 용사들이 지역 초등학생들의 방과 후 선생님으로 나섰다. 이들은 명문대 재학생, 유학생, 축구선수, 아이돌 출신으로 각자의 특기를 살린 수업을 진행하며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7일 육군 30기갑여단 웅비포병대대에 따르면 부대 소속 장호준·고민수·길기성 상병, 박정원·송문영 일병은 지난 3월부터 주 3회 부대 인근 웅담초를 방문해 수학과 중국어·축구·방송댄스를 가르치고 있다.
웅비포병대대는 2016년부터 지역상생을 위해 장병 재능기부 활동을 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잠시 중단됐으나, 2024년 9월부터 웅담초에서 방과 후 학습 재능기부를 부탁해 활동이 재개됐다.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장호준 상병은 서울대 경제학부에 재학 중 입대했다. 중·고등학생 대상 과외 경험이 풍부하다.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부 학생인 고민수 상병 역시 초·중·고등학생 대상 과외 경험을 살려 웅담초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고 상병은 "처음엔 학생들의 수준, 성향을 몰라 어려움이 있었으나 학생들이 친근하게 다가와 줘 즐겁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국민과 함께하는 군인으로서 지역사회에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수업에 참여 중인 4학년 원준수 학생은 "어렵게만 느꼈던 수학이 좋아졌다"라며 "앞으로도 군인 선생님과 계속 공부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홍콩과학기술대 재학 중 입대한 박정원 일병은 중국어 수업을 담당한다. 박 일병은 중국에서 6년, 홍콩에서 3년을 거주해 원어민 수준의 중국어 실력을 갖추고 있다.
대구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에 다니며 축구선수로 활동했던 송문영 일병은 초등학생들의 축구 선생님이 됐다. 방송댄스 수업은 아이돌 그룹 '슈퍼카인드'에서 활동한 길기성 상병 몫이다.
길 상병은 "작은 동작까지도 놓치지 않고 열심히 따라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라며 "아이들이 꿈을 키우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웅담초 이영근 교장은 "지역 내 인적자원 등 교육 인프라가 부족해 아이들에게 방과 후 학습을 어떻게 지원할지 고민이었다"라며 "전문성과 재능, 바른 인성까지 갖춘 군인 선생님의 재능기부 덕분에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hgo@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