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서해 구조물 깊은 우려" vs 中 "순수 양식 시설"…평행선 여전
제3차 한중 해양협력대화 개최
서해 구조물 문제 별도로 다루는 '분과위' 설치하기로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한국과 중국이 최근 양국 간 갈등 요인으로 떠오른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 내 중국의 구조물 문제와 관련해 첫 대면 협의를 가졌다. 양국은 그러나 이번 회의에선 서로의 원론적 입장을 교환하고 향후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중은 전날인 23일 강영신 외교부 동북·중앙아국장과 홍량 중국 외교부 변계해양사 국장을 각각 수석대표로 '제3차 한중해양협력대화'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중국이 서해 PMZ 내에 지은 구조물에 대한 '깊은 우려'를 전달하고 "우리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해양 권익이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중국은 이에 "해당 구조물은 순수 양식 목적의 시설"이라며 "영유권이나 해양경계획정 문제와는 무관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양국은 이번 회의에서 서해 구조물 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점을 찾진 못했지만, 이 문제가 현재의 한중관계 발전 흐름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를 위해 해양협력대화의 틀 안에서 '해양질서 분과위'를 설치해 서해 구조물 문제, 불법조업 문제를 별도로 다루기로 했다.
또 공동치어방류와 수색구조 등 협력 사안을 다루는 '실질협력 분과위'도 설치하는 등 해양대화의 틀을 구체화했다.
PMZ는 서해에서 한국과 중국의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수역의 일부다. 2000년 한중 어업협정을 체결하면서 설정했다. 이곳에선 양국 어선이 함께 조업하고, 수산자원을 공동 관리해 왔다.
중국은 PMZ 중심을 기준으로 자국 측 수역에 지난 2018년 '심해 어업양식 장비'라고 주장하는 선란 1호, 2022년엔 '심해 양식 관리 보조 시설'이라고 주장하는 철골 구조물을 설치했다. 지난해엔 역시 심해 어업양식 장비라는 선란 2호를 추가로 설치했다.
선란 1·2호는 원통형 모양으로 해수 온도에 따라 높낮이를 조절하며 '서해 냉수대'를 활용해 수십만 마리의 연어 양식을 한다는 게 중국 측의 설명이다. 철골 구조물 역시 석유시추선으로 활용되다 2016년에 폐기된 시설을 개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확한 용도와 제원이 알려지진 않았다.
전문가들은 향후 중국이 이 시설을 '인공섬'으로 조성해 서해 수역의 영유권을 확대 주장하는 '서해 공정'의 일환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정부도 PMZ에 중국 측과 비슷한 양식시설을 설치하는 등 '단계적 비례 대응'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날 회의엔 외교부 외에도 해수부, 국방부, 해경청이 참석했고 중국 측에선 자연자원부와 국방부, 교통운수부, 해경국 등이 참석했다.
양국은 이번 해양대화에서 상호 편리한 시기에 중국에서 '제4차 한중 해양협력대화'를 개최하기로 했다. 동시에 각급 외교채널을 통해 서해 해양 질서의 안정적 관리와 실질협력 확대·심화를 위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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