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수·여인형, 군사 재판서 비상계엄 '사전 모의' 전면 부인(종합)
"계엄 직접 언급 없었다"·"당일까지 계엄 몰라"…기존 입장 반복
- 김예원 기자,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허고운 기자 = 12·3 비상계엄에 관여한 군 장성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했다는 의혹을 재차 부인하고 나섰다.
8일 중앙지역군사법원은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과 여 전 사령관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여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전에 이뤄진 몇 차례 회동에서 현 시국을 '비상 대권'으로 규정하긴 했지만 '계엄'이란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계엄 선포 여부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여 전 사령관은 계엄과 관련해 다른 장성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냐는 질문엔 "군인들끼리 계엄이란 이야기를 직접 입에 올리면서 대화하는 게 쉽지 않다"라고 답했다.
다만 비상계엄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 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말리기 위해 무릎을 꿇었냐는 군검찰 측 질의엔 "약주가 과해 돌발적으로 한 행동"이라며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억 못 한다"라고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여 전 사령관은 작년 총선 직후 초여름에 윤 전 대통령과 식사 자리에서 비상 대권 이야기가 나오자 무릎을 꿇고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총장 역시 비상계엄 선포 당일에서야 계엄을 인지했으며, 이를 다른 군 장성들과 사전에 논의한 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박 총장은 '비상계엄 당시 부여받은 임무에 대해 사전에 방첩사, 수방사, 특전사, 정보사 사령관들과 이견을 조율한 적이 있느냐'라는 문 전 사령관 측 변호인 질문에 "없다"라고 답했다.
그는 '비상계엄과 관련해 문 전 사령관을 만난 적이 있느냐', '유선이나 문자메시지 등으로 비상계엄과 관련해 연락한 적이 있느냐' 등의 이어진 질문에도 모두 "없다"라고 말했다.
여 전 사령관 측 변호인은 '비상계엄을 선포 전에 알았느냐'라고 물었고, 박 총장은 "전혀 몰랐고, 계엄 당일 합동참모본부의 전투통제실에 내려가서 대통령 담화 끝부분 자막을 보고서야 알았다"라고 답했다.
또 박 총장은 "(계엄 선포 후 국회 등으로 병력이) 출동한다는 계획을 몰랐다"라며 계엄군으로 사전에 준비된 부대가 어디인지에 대해서도 들어본 바가 없다고 말했다.
본인 명의로 발표한 '포고령 1호'에 대해서도 이를 공지하라는 지시를 당일 전달 받아 위법 여부를 따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포고령 조항을 다 검토해 볼 정신은 없었으나 '처단'이라는 단어가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합법적인 용어인가 의구심이 들었다"라면서도 "포고령을 공지하라는 지시를 받은 상황에서 이 내용이 위헌이다, 합법적이지 않다고 정확히 따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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