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북한이 미그-29 전투기를 활용한 신형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1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15일 공군의 방공 및 공습 훈련을 지도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미그-29 전투기에서 신형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공중표적을 격추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이 신형 공대공 미사일은 지난 2021년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1'에서 처음 공개됐던 것으로 실사격 장면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북한이 우리 군도 개발 초기인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해 체계통합에 실사격까지 공개했다"면서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공대공 미사일 체계통합기술(레이다 등 항전장비와 미사일)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 의원은 북한이 2021년 첫 공개 후 4년 만에 실사격을 공개한 것을 두고 "최근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에 따른 기술 이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사일의 외형은 중거리급이나 북한은 이번에 단거리 표적을 격추하는 사진만 공개했다.

해당 미사일의 외형은 미국 AIM-120 '암람'과 중국 PL-12와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 의원은 북한이 이를 지대공 및 함대공 미사일로도 전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훈련에서 격추된 표적은 '북한판 우란'으로 불리는 대함미사일과 가오리형 무인기로, 이는 한국군이 보유한 순항미사일과 정찰·공격형 무인기를 모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사진에는 2종의 공대지 미사일도 새로 공개됐는데 GPS활강유도폭탄과 광학 활강유도폭탄으로 추정된다. 유 의원은 "공대지 정밀타격 능력 확보를 위해 북한판 KGGB 등 신형 유도폭탄을 개발 중"이라고 추측했다.

북한은 무인기 개발에서도 진전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훈련에서는 '샛별-4형'(북한판 글로벌호크)과 '샛별-9형'(북한판 리퍼)의 비행 장면이 공개됐는데 북한판 리퍼의 편대 비행 장면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의원은 외부 안테나의 형상이나 부착 위치, 국적 마킹 위치 등이 외형상 미국 무인기를 고도로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사시 미국 무인기와 피아 식별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우크라이나전에서 축적된 전술·무기 기술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러시아의 기술 이전은 육·해·공군을 아우르는 북한군의 재래식 전력 현대화의 핵심 동력으로 지목되고 있다.

유 의원은 북한이 단순히 무기 개발을 넘어, 실전 운용 능력과 전장 적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군사력을 진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 의원은 "우리 군은 국산 공대공 미사일 개발이 시작 단계이나 북한은 공중 실사격까지 공개했다"면서 "북한의 공중 재래식 전력 현대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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