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서 첫 북한인권 고위급회의 개최…北 인권 실태 증언(종합)
김은주·강규리 씨 등 탈북민 증언…北 강제노동·억류자 우려 표명
황준국 대사 "북핵, 주민의 고통 위에 만들어져" 지적
- 정윤영 기자,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강민경 기자 =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주제로 한 고위급회의가 처음으로 열렸다.
21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개최된 제79차 유엔총회 의장 주최 북한인권 고위급 전체회의에 참여했다. 지난해 12월 북한인권결의에 근거해 개최된 이번 회의에는 탈북민들과 국제사회의 고위급 인사들이 북한 정권의 조직적 인권 침해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이번 회의는 유엔총회가 북한인권결의 채택을 시작한 지 20년 만에, 총회 차원에서 처음으로 북한인권 문제를 논의한 고위급 회의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라며 북한 내 강제노동 실태와 납북자 및 억류자 문제, 탈북민 강제송환 문제 등을 지적했다.
특히 황 대사는 "북한인권 문제는 핵무기 개발과 밀접히 연계돼 있다"라며 "북한 주민들의 고통 위에 만들어진 무기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장기화시키고 있으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국제 평화와 안보, 비확산 체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국제 인권 단체와 탈북자들 역시 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인권 침해 실태를 상세히 증언했다.
'11살의 유서'의 작가이자 인권운동가인 탈북민 김은주 씨는 젊은 북한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해 러시아 편에서 싸우며 현대판 노예로 희생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023년 10m 길이 목선을 타고 탈북한 강규리 씨는 여전히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인권을 박탈당한 채 외부세계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강 씨는 자신이 다섯 살 때 할머니가 민속 신앙을 믿는다는 이유로 가족 전체가 평양에서 시골로 추방당한 사례와 자신의 친구 두 명이 남한 드라마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처형당했다고 증언했다.
회의에서는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가 대화와 진정한 개혁으로 이어져야 하며,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외교부는 "이번 회의는 유엔 안보리와 인권이사회에 이어 모든 유엔 회원국이 참여하는 유엔의 대표 기관인 총회 차원에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라며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폭넓은 참여와 관심을 제고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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