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카위·서울=뉴스1) 국방부 공동취재단 허고운 기자 = 지난 20일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개막한 '랑카위 국제 해양·항공 전시회(LIMA) 2025'에서 유럽의 미사일 제조업체 MBDA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KF-21 전투기 모형을 전면에 내세웠다. 자사의 공대공미사일 '미티어'를 전투기에 탑재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MBDA는 KAI의 FA-50 경공격기 모형에도 자사의 공대지미사일 '브림스톤'을 달았다. 이처럼 LIMA 2025에서는 K-방산과의 협업을 세일즈 포인트로 활용하려는 해외 업체의 행보가 돋보였다.

MBDA의 항공담당 기술임원 사비오 바부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KAI가 활동하는 시장은 MBDA가 진출하기에 전략적으로 매우 매력적인 통로"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가 KFA-21 공동 개발국으로 참여하고, 말레이시아가 18대 규모의 FA-50 2차 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점을 활용하려 한다는 뜻이다.

LIG넥스원 부스에선 함정용 근접방어체계 '해궁'에 대한 동남아 국가들과 관심이 상당했다. 이곳을 찾은 꾸옥 안 베트남 해군 부총사령관은 해궁이 탑재된 한국 함정이 무엇인지, 더 작은 함정에 해궁을 탑재할 수 있는지 등을 문의했다. 그는 해궁을 포함한 함정 전투체계 솔루션에 관심을 보이며 프레젠테이션을 요청하기도 했다.

방산업계에선 말레이시아가 해궁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자 인접국도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시각이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베트남은 한국 업체가 그동안 들여다보지 못한 시장이었다"라며 "말레이시아 해궁 수출이 K-방산의 동남아 진출 교두보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KAI 부스의 주연은 FA-50이었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KAI 부스를 찾아 FA-50 모형 앞에서 강구영 KAI 사장과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강 사장은 내년 말레이시아에 인도되는 FA-50M에 대해 "최신 버전의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가 적용되는 등 작지만 최고 수준의 공격기"라며 "다음 LIMA에선 FA-50M이 랑카위 하늘을 비행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초대 규모인 이번 방산전시회는 오는 24일까지 진행된다. 25개국에서 512개 기업이 참가했다. 한국에선 KAI·LIG넥스원·HD현대중공업 등 대기업 3곳과 연합정밀·화인정밀·비스타컴·증강지능 등 중견·중소기업 9곳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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