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년 차례상엔 국산 사과·배추 없다…망고·파파야가 대체
연평균 기온 5.7도 상승 전망…1도 상승시 농작물 재배지 81㎞ 북상
사과·배·여름배추 2090년엔 재배지 0㏊…17개 대체작물 재배 연구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2100년 명절 차례상에는 배추, 사과, 배 등 국산 농산물이 사라질 전망이다. 기후변화로 농산물의 재배적지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대부분의 품목이 국내 재배가 불가능해지면서 공심채, 망고, 파파야 등 아열대 작물이 대신 자리를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등에 따르면 2081~2100년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3.3~5.7도 상승할 전망이다.
화석연료 사용이 많고, 도시 위주의 무분별한 개발이 확대될 경우 연평균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농작물 재배 가능 지역은 81㎞ 북상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기후변화로 인한 재배적지 북상은 진행 중이다. 1912년부터 2020년까지 109년간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1.6도 상승했다.
이에 사과 재배적지는 경북에서 강원으로 이동추세다. 지난해 강원 사과 재배면적은 1679㏊로 2010년보다 677% 증가했다.
2017년 5만 1676톤을 출하하면서 전체 사과 출하량 1위를 차지했던 안동은 지난해 3만 7971ha로 전체 4위에 그쳤다. 사과는 연평균 기온이 8~11도일 때 재배에 적합한데, 30년 이후에는 강원 일부 산간 지역에서만 사과를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2090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사과 재배가 불가능하다. 국내 사과의 재배적지는 4010㏊이던 것이 2030년 1081㏊, 2050년 354㏊, 2070년 23㏊, 2090년에는 0㏊로 예측됐다.
2070년대부터는 강원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 역시 2050년대부터는 재배적지가 감소하기 시작해 2090년대에는 없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소비가 많아 1년 내내 생산되던 배추 역시 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여름배추 재배적지는 1만 4803㏊였는데, 2030년에는 1261㏊, 2060년에는 44㏊, 2090년대엔 0㏊로 감소한다. 여름 무 재배적지도 2090년에는 0㏊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 밖에도 복숭아, 포도 등 과일도 국내에서 재배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의 차례상에는 배추, 사과, 배 대신 아열대 작물이 대신해서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열대 작물의 재배적지가 대폭 확대되면서 식생활도 함께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국내에서는 아열대 과수 재배면적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아열대 과수 재배면적은 221.1㏊로 2018년(117.2㏊)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정부는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아열대 작물의 재배 방법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국내에서 재배하기 좋은 유망 아열대 작물 17개로 여주, 강황, 공심채, 얌빈, 오크라, 차요테, 아티초크, 롱빈, 망고, 올리브, 패션프루트, 파파야, 용과, 페이조아, 아보카도, 리치, 커피 등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 환경 변화는 불가피한 현실"이라며 "기존 재배적지에 따라 식생활이 맞춰져 있는데 생산량이 변화하면 먹거리 문화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작물과 재배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농업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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