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1) 김유승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나라가 미국과 통상 협의를 진행한 후 환율에 대해 논의해 나가기로 한 데 대해 "환율에 대해 양국 재무부가 얘기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이 총재는 25일(현지시각)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재무부 청사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2+2 통상협의'를 진행했다. 여기서 우리 기재부와 미국 재무부는 환율 정책에 대해 별도로 논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 총재는 "아무 생각없이 환율이 얼마만큼 절하됐는지만 보면, 우리나라 환율은 최근 몇 달간 정치 등 다른 이슈에 의해 (더) 절하돼 그런 걸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를 기술적으로 이해하는 미 재무부와 우리 기재부가 얘기하면 정치로부터 벗어나서 전문적인 얘기가 가능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 총재는 미국과의 이번 통상 협의에 대해선 "무슨 주제를 어떻게 논의할지 (얘기하고), 조만간 기술적 논의를 하자 했으니 불확실성이 줄어 다행"이라며 "(미국 측에서 우리나라가) 좋은 제안을 했다고 하니까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직전 분기 대비 -0.2%로 나타난 데 대해선 "4월에는 (1분기 성장률이) 0% 근처에서 왔다갔다 할 것으로 봤고, 음수가 되더라도 -0.1%로 생각했는데, 가능성보다 (더) 나쁜 쪽으로 나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대폭 조정할 가능성에 대해선 "이게 기계적으로 (연간) 성장률을 낮추는 부분이 있고 (앞으로) 관세충격 영향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 크다"면서도 "(최근) 며칠 사이 관세 문제가 어떻게 될지 확 바뀌어서 지금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와 관련해선 "물가가 많이 안정돼 있어 이자율(금리)은 인하 트렌드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최종적으로 얼마로 낮출지, 어느 속도로 낮출지는 금융시장, 경제 상황 등을 보고 결정하겠다. 우리가 이자율을 안 낮추는 것처럼 말하는데 (계속)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번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유럽 국가들의 태도가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그간 너무 수출에 의존해 왔다. 수출도 몇몇 산업에만 의존하는 구조가 아니었으면 이러지 않았을 텐데 몇십년 동안 바꾸지 못했다"며 "위기를 기회로 삼는 것은 유럽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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