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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 첫 지점 연 우리銀…수자원공사와 우크라 재건사업 본격화

은행권 첫 폴란드 지점 개소…수자원공사·中企 금융지원
런던, 프랑크푸르트에 이어 동유럽 진출 전진기지 구축

4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만찬간담회를 열고 있는 모습.

(밀라노=뉴스1) 김도엽 기자 = 국내 은행 처음으로 '폴란드 지점'을 개소하며 동유럽 전진기지를 구축한 우리금융이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도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전후 재건사업을 위해 이미 2년 전부터 우크라이나 정부와 협력을 이어 온 수자원공사가 추후 사업에 참여할 시,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에 나선다는 것이 우리금융(316140)의 계획이다.

우리은행 폴란드 지점, 우크라 재건사업 시 '금융 지원'

4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이탈리아 밀라노에 방문한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에 경쟁력 있는 사업은 '물 산업'이며, (재건 사업을 위해) 수자원공사가 우크라이나 국경 바로 뒤인 폴란드에 가 있는 이유"라며 "수자원공사에는 수많은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이 많은데, 만약 (재건사업에) 들어간다고 하면 이런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에 대한 금융 지원은 지난 3월 31일(현지 시간) 국내 은행 최초로 폴란드 바르샤바에 개설된 '우리은행 폴란드 지점'이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위해 폴란드에 진출해 있는 수자원공사와 협력업체에 대한 금융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 단계까지 나아간 상태다.

이미 우리금융은 지난해 2월 수자원공사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당시 양 기관은 해외 사업, 자금조달 및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도모하기로 한 바 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2023년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데 이어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정부와 재건 협력 사업을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

정 행장은 "가시적으로 빨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건 수자원공사라고 판단했다"며 "사실 전쟁이 빨리 끝날 줄 알고 수자원공사 협력 중소기업이 어떤 곳이 있는지 파악하고 신용등급도 확인한 상태"라고 했다.

이어 "주택산업도, 산업공단도, 댐 사업도 모두 물이 먼저다. 물을 관리할 수 있는 나라가 몇 안 되는데, 인력 자원이 부족한 우크라이나에서 물 산업을 커버하려면 수자원공사가 해야 한다"며 "수자원공사의 기술력이 최고여서 한 번 들어가면 평생 할 수 있을 것이며, 우리은행은 수자원공사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 기업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참여하면, 우리은행은 이들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도로, 교량, 철도, 공항 건설 사업, 태양광, 풍력 등 에너지 인프라 사업, 수자원 및 폐기물 관리를 위한 시설 등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사회간접자본 재건 사업에 대한 금융 지원 기회도 있다.

정 행장은 "제조업과 달리 (물 산업의 경우) 기간산업이 나가는 것"이라며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런던·프랑크푸르트 이어 '동유럽 진출' 전진기지 구축

우리은행은 지난 2017년 2월 폴란드 카토비체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지점 개설을 위한 사전 작업을 오랜 기간 준비해 왔다. 외화 조달 역할을 담당하는 런던지점, 기업금융 중심의 프랑크푸르트 내 유럽우리은행이 있긴 하지만 동유럽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할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사무소에서 지점 전환을 준비해 온 우리은행은, 정 행장 취임 이후인 지난 3월 폴란드 금융당국으로부터 정식 지점 개설 인가를 받았다.

정 행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후 동부지역 등 개발할 곳이 많아 동유럽 쪽 시너지를 위해서는 거점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우리나라 제조업 및 중견기업의 동유럽 진출 확대와 맞물려 금융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동·서유럽의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며, 동·서유럽과 모두 맞닿아 있는 유럽의 생산기지이자 물류 중심지로 꼽힌다.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우리나라의 대(對)폴란드 투자금액은 총 61억 달러 수준으로, 기업의 진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바르샤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현대로템(064350), 한국항공우주산업(KAI)(047810) 등 국내 대표 방산기업들을 비롯해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등 다수 기업 현지 법인들이 진출해 있다. 금융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국내 은행 지점의 필요성이 커졌다.

마테우슈 오르딕 씨가 간직해 온 조상 김병준 씨의 대한제국 시절 칙명(임명장). 1897년 12월 5일, 고종 황제가 경무청 경무관인 김병준 씨를 정3품 통정대부로 승진시킨다는 내용.(우리은행 제공)

대한제국 경무관 후손 우리은행 폴란드 지점 관리자로

"태어나고 자란 곳은 폴란드지만, 조상의 뿌리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감회가 새롭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은행에서 일하게 돼 더욱 뜻깊다" 우리은행 폴란드 지점에 관리자급으로 채용된 마테우슈 오르딕(Mateusz Ordyk) 씨의 말이다.

오르딕 씨는 폴란드에서 나고 자란 현지인으로 법률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변호사다. 놀라운 점은 오르딕 씨 가족사를 추적해 보니 외고조부(4대 조상)가 대한제국 시절 서울에서 경무관으로 재직했던 점이다. 당시 러시아로 이주한 후 그 후손들이 유럽 곳곳으로 퍼져나가 현재 오르딕 씨 세대에 이르렀다.

오르딕 씨가 간직해 온 조상 김병준 씨의 대한제국 시절 칙명(임명장)에 따르면, 1897년 12월 5일, 고종 황제가 경무청 경무관인 김 씨를 정3품 통정대부로 승진시킨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우리은행은 '대한천일은행'을 계승해 126년 된 우리나라 첫 은행이다. 대한제국 중앙은행 역할도 겸한 대한천일은행은 '상업을 이롭게 하고 화폐를 융통시켜 민족자본을 육성하겠다'는 고종 황제의 염원을 담아 상업자본 육성, 금융 주권 회복, 국가 경제 부흥을 위해 126년간 뿌리를 내려왔다.

우리은행 측은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맞이한 올해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며 "일제강점기 전 대한제국 시절에 한국을 떠나야 했던 조상의 후손이 광복 8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금융기관에서 일하게 된 점은 역사적 연결고리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고 전했다.

이정우 우리은행 폴란드 지점장은 "유럽 금융 시장에서 우리은행의 입지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이런 역사적인 연결고리를 발견하게 돼 매우 감동적"이라며 "오르딕 씨가 우리나라와 폴란드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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