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서로를 미워하다가 사랑에 빠지고 마는 '혐관(혐오관계) 로맨스'는 최근 여러 콘텐츠를 통해 인기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넷플릭스 새 드라마 '탄금'(극본 김진아/연출 김홍선) 역시 '혐관'이 '운명'이 되는 짙은 감정의 로맨스를 담았다. 사극 특유의 절절한 분위기를 배경에서 감정은 더욱 배가된다.

16일 오후 4시 11회 전편 공개된 '탄금'은 실종되었던 조선 최대 상단의 아들 홍랑(이재욱 분)이 기억을 잃은 채 12년 만에 돌아오고, 이복누이 재이(조보아 분)만이 그의 실체를 의심하는 가운데 둘 사이 싹트는 알 수 없는 감정을 그린 미스터리 멜로 사극이다.

최근 '탄금' 측은 언론에 1~3회를 선공개했다. '탄금'의 첫인상은 긴장감이 감도는 미스터리한 분위기다. 상단의 재산을 노린 가짜들에 이어 등장한 홍랑(이재욱 분)은 진짜일지, 재이와 홍랑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은 무엇일지, 또 상단과 상단을 둘러싼 인물들이 숨긴 비밀은 무엇일지 계속해서 의심하고 궁금하게 만든다.

재이는 어린 시절 집안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믿어준 홍랑을 그리워하지만 돌아온 홍랑이 가짜라고 생각한다. 홍랑의 정체는 진짜 같으면서 여전히 미심쩍다. 재이는 그의 '가짜' 정체를 알리려고 하지만, 홍랑은 물러서지 않는다. 위기 상황마다 무심한 도움을, 또 날 선 견제를 주고받는 두 사람에게서는 미묘한 감정이 싹튼다.

복잡미묘한 관계도가 형성된 재이 가족의 배경을 설명한 1회에 이어 2회는 분위기를 바꾼다. 이야기는 '아들 홍랑 찾기'에서 더 확장된다. 홍랑과 재이는 각자 아이들이 실종되는 일이 연이어 일어나는 것에 의문을 품고 사건의 진실을 찾는다. 홍랑은 자신의 과거를 알기 위해, 재이는 진짜 홍랑을 찾기 위해 사건을 파헤치고 이들은 하나의 접점으로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을 둘러싼 인물들도 저마다 욕망과 목적을 드러낸다. 상단의 실질적인 주인인 민연의(엄지원 분), 홍랑이 사라진 뒤 홍랑의 '대체자' 역할을 한 양자 무진(정가람 분) 역시 바라는 것을 향해 달려간다.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재욱은 대표작인 '환혼'에 이어서 또 한 번 사극에서 통하는 매력을 발산했다. 그의 강점인 중저음의 목소리와 감정연기가 빛을 낼 수 있는 이야기, 역할이다. 조보아는 수동적이지만은 않은 재이를 그리며 안정적인 활약으로 극의 한 축을 맡았다. 다만 민연의 역할의 엄지원은 인물의 히스테리컬한 면을 강조했는데, 극을 장악하는 위압감은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원작 소설을 본 시청자라면 소설에서 그려진 인물과 이야기가 어떻게 영상화되는지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또 소설의 전개와 결말도 그대로 그려질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요소다. 다만 인물의 매력, 이야기 자체의 재미보다 미스터리한 분위기, 긴장감에 집중하는 듯한 인상이다. '탄금'의 본격적인 이야기에 빠지기까지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

'탄금'은 '금을 삼킨다'는 의미다. 죽을 때까지 금덩이를 삼켜야 하는 청나라의 형벌에서 따온 제목이다. 누군가에게는 욕망의 대상이지만 또 형벌이 되기도 하는 금. 홍랑과 재이가 마주한 운명과 금지된 감정은 형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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