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새론 유작 어땠나…'기타맨', 서툰 영화서 홀로 빛난 A급 연기
[N현장]
고 김새론 유작 '기타맨' 언론배급시사회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고(故) 김새론이 남긴 마지막 작품, 독립 영화 '기타맨'(감독 김종면 이선정)은 예상대로 영화적 완성도와는 거리가 먼 서툰 작품이었다. 하지만 생전 탁월한 연기력으로 각광받았던 고인의 아름다운 마지막 모습만은 빛이 났다.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 '기타맨'(감독 김종면 이선정)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기타맨'은 고된 현실 속에서도 음악과 인연을 통해 희망을 찾으려는 천재 기타리스트의 상실과 사랑, 여정을 그린 음악 영화다. 오는 30일 개봉 예정.
이번 영화에서는 공동 연출자이자 각본을 쓴 이선정 감독이 주인공인 천재 기타리스트 기철을 연기했고, 배우 고 김새론이 밴드 볼케이노의 키보디스트 유진을 연기했다.
공개된 영화 속 김새론이 연기한 유진은 자신보다 나이가 갑절 이상은 많아 보이는 천재 기타리스트 기철에게 모성애적 사랑을 느끼는 인물이다. 유진은 낮에서는 공연 기획사에서 근무하고 밤에는 밴드의 키보디스트로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다.
'기타맨'은 중년 남성의 판타지가 잔뜩 버무려진 듯한 작품이다.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지만 꿈을 펼치지 못하고 좌절한 기타리스트, 그리고 그를 구원해 주고싶어 여기저기서 달려드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
특히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인 유진은 그야말로 남성 캐릭터의 환상 속 구원자적 여성상을 보여주는 '매니 픽시 드림 걸'(Manic pixie dream girl, 남성 주인공을 변화시키고 구원하기 위해 존재하는 이상화되고 피상적인 여주인공)이다. 다만, 김새론은 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소모적인 용도에 그칠 뻔한 캐릭터에 생동감을 부여하며 A급 배우의 가치를 증명했다.
유진이 하는 마지막 대사들은 김새론의 실제 상황과 겹치며 보는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준다. 기철의 꿈속에서 홀로 터널을 지나야 한다며 작별 인사를 하는 유진의 모습은 서사적인 측면에서는 뜬금없으나 배우를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쉽게 잊힐 수 없는 마지막 모습으로 남을 것이다.
한편 김새론은 지난 2월 16일 성동구 성수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00년 7월생인 김새론은 2001년 영아 시절 잡지 표지 모델로 데뷔했으며, 2009년 영화 '여행자'를 통해 최연소로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했다. 당시 아홉 살의 나이임에도 섬세한 연기력을 선보여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2010년 원빈 주연의 히트 영화 '아저씨'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스타덤에 올랐으며 그밖에 '이웃사람' '도희야' '동네 사람들' 및 드라마 '마녀보감' 등의 작품을 통해 배우로 성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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