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배 뛰었다"…작년 설 이후 가장 많이 오른 코인 1·2위는 리플·도지
리플·도지코인, 500%·332% 상승…'트럼프 최대 수혜 코인'
솔라나·비트코인, 3·4위 안착…시총 2위 이더리움은 상대적으로 부진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리플(XRP)과 도지코인(DOGE)이 지난해 설날 이후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가상자산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트럼프 수혜 코인'으로 꼽히는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취임이 가장 큰 호재로 작용했다. 밈 코인 열풍을 주도한 솔라나(SOL)와 미국의 차기 국가 전략 자산으로 거론되는 비트코인(BTC)도 상위권에 안착했다. 다만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ETH)은 다른 가상자산에 비해 성적이 부진한 모습이다.
뉴스1은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 지난해 설 이후 시가총액 상위 10개 가상자산의 가격 흐름을 분석했다. 법정화폐와 가치를 연동한 스테이블코인은 순위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설 이후 주요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률은 △리플(+498%) △도지코인(+332%) △솔라나(+138%) △비트코인(+121%) △바이낸스코인(+111%) △트론(+106%) △카르다노(+84%) △체인링크(+38%) △이더리움(+34%) △아발란체(-7%) 순서로 높았다.
24일 오후 2시 코인마켓캡에서 시가총액 상위 10개 가상자산 중 지난해 설 이후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리플이다. 리플은 지난해 2월 10일 이후 약 500% 상승한 3.15달러를 기록했다. 1년 동안 가격이 약 6배 상승한 셈이다. 2위에는 도지코인이 이름을 올렸다. 도지코인은 같은 기간 332.58% 오른 0.3529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리플과 도지코인은 큰 가격 변동이 없다가 같은 해 11월 한 달 동안 각각 253%, 128% 폭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리플과 도지코인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가장 큰 수혜 코인으로 꼽힌다. 리플 발행사 리플랩스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대선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후원해 왔기 때문이다. 갈링하우스 CEO는 최근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회동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함께 촬영한 사진을 게시하는 등 친분을 과시했다.
'도지코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됐다. 영문 약자가 도지코인과 같은 정부효율부가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도지코인 로고를 게시하자 가격이 추가로 오를 것이란 기대도 나왔다.
도지코인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리플의 경우 법적 리스크 완화에 대한 기대도 영향을 줬다. 리플랩스와의 소송을 주도한 개리 겐슬러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장(SEC)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사임했기 때문이다. SEC는 그동안 리플 판매가 증권법을 위반한 행위라며 리플랩스와 법정 공방을 이어왔다.
크리스 지안카를로 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 체제의 SEC는 리플랩스에 대한 소송을 취하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SEC는 가상자산 친화적인 인물로 알려진 마크 우예다 전 SEC 위원이 임시로 이끌고 있다.
솔라나와 비트코인은 3·4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설 이후 솔라나와 비트코인은 각각 138%, 121% 상승했다. 반면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34% 오르는 데 그치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솔라나는 지난해 업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알트코인 중 하나다. 솔라나 기반의 밈 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의 유행을 주도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솔라나 기반 밈 코인에는 △도그위햇(WIF) △봉크(BONK) △팝캣(POPCAT) △북오브밈(BOME) △슬러프(SLERF) 등이 있다.
여기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밈 코인 '오피셜 트럼프(TRUMP)'를 솔라나 블록체인에서 발행하자 솔라나의 가격은 지난 19일 신고가(261.8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솔라나의 총예치 금액(TVL)은 지난 1년 동안 약 600% 증가했다.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은 지난해 현물 ETF 출시 이후 기관의 매입이 증가하며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채택하겠다고 공약을 밝히며 가격 상승 폭을 키웠다. 지난달 최초로 10만달러를 넘은 비트코인은 트럼프 취임식 직전인 지난 20일 바이낸스에서 10만9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지난달 발간한 '2025 가상자산 시장 전망'에서 "지난해 현물 ETF 승인 이후 미국 대선 전까지 비트코인이 독주했다"며 "제도권 자금이 몰려들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더리움은 다른 가상자산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이더리움 현물 ETF가 출시됐지만, SEC의 압박으로 이더리움 생태계의 핵심인 스테이킹(가상자산 예치) 기능이 ETF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SEC가 스테이킹은 '증권'이라고 판단하자 이더리움 현물 ETF 신청사들이 규제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스테이킹 조항을 신청서에서 삭제했다"며 "이에 따라 이더리움 현물 ETF는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솔라나가 급부상하며 이더리움이 빛을 보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샌티멘트는 "투자자들이 점점 이더리움을 외면하고 더 높은 수익률을 보인 솔라나와 같은 대체 자산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chsn12@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