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인' 후폭풍…정치인 사칭에 먹튀 사기까지 "밈코인의 추락"
유명인 사칭 밈코인, 전 세계적으로 확산…아르헨티나 대통령 논란까지
"밈코인은 카지노" 부정적 여론 확산…"투자 유의해야"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세계 대통령'으로 군림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전 오피셜 트럼프라는 공식 밈코인을 발행해 논란을 일으킨 이후 최근 유명인을 사칭해 가짜 밈 코인을 홍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기에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직접 밈 코인을 홍보했다가 '러그풀' 의혹을 받으며 논란이 커졌다. 일각에선 밈 코인을 '카지노'에 비유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가격 변동성이 높은 밈 코인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바드 빈 살만 왕세자를 사칭한 밈 코인(KSA)이 발행됐다. 해당 코인은 사우디아라비아 법률 컨퍼런스의 공식 X(옛 트위터)에 홍보 게시글이 올라오며 논란이 일었다.
사우디 법률 컨퍼런스는 법률 전문가들이 제도 개선과 법률 산업에 대해 논의하는 사우디의 공식 행사다. 컨퍼런스 측은 "X 계정이 해킹당했다"며 "해당 게시글은 우리의 공식 의견과 무관하다"고 급히 해명했다.
영국 섬나라 버뮤다의 총리를 사칭한 사례도 있었다. 데이비드 버트 버뮤다 총리를 사칭한 X 계정을 만들고 '버뮤다 공식 코인'이라며 가짜 밈 코인을 버젓이 홍보한 것이다. 심지어 해당 계정에는 공식적인 정부 기관을 의미하는 '회색 배지'까지 붙어 있었다. 버트 총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사칭 계정을 발견하고 X측에 즉각 조치를 요청했다.
이달 초에는 잭 위트코프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 공동창립자의 X 계정도 해킹당했다. WLFI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과 차남이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해커는 위트코프 창립자의 X 계정을 해킹해 트럼프 대통령의 막내아들 '배런 트럼프'를 사칭한 밈 코인을 홍보했다.
유명인 사칭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아르헨티나에선 밈 코인 관련 '정치 스캔들'까지 벌어졌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밈 코인 '리브라(LIBRA)'를 홍보했다. 해당 코인은 밀레이 대통령의 언급 직후 가격이 5달러까지 폭등했다가 몇 시간 만에 90% 이상 폭락했다.
일각에선 프로젝트 내부자들이 사전에 코인을 매수한 뒤 출시 이후 가격이 오르면 전량 매도하는 '러그풀'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밀레이 대통령은 해당 사태와 관련해 사기 혐의로 기소된 상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밈 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확산하고 있다. 벤처캐피탈 캐슬아일랜드벤처스의 닉 카터 파트너는 지난 20일 "투기 외에 별다른 유용성이 없던 밈 코인 열풍은 끝났다"고 밝혔다. 그는 "리브라 사건을 계기로 내부거래와 토큰 출시 전 거래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며 밈 코인이 그저 카지노에 불과하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 센터장은 "밈 코인은 태생적으로 변동성이 크다"며 "신규 발행 밈 코인의 변동성은 다른 가상자산의 수천 배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발행한 지 오래된 밈 코인은 시장에 버려져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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