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저작권 위협하는 AI…'인간증명'으로 무단작곡·암표 막는다"
AI, 음원 도용·저작권 침해 우려…'홍채 데이터'로 인간과 구분
AI 악용한 티켓 구매·암표 판매 방지…"K-팝 활발한 한국 시장에 관심"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인공지능(AI)이 만든 가짜 음원과 AI를 활용한 표 구매 등 음악 산업에 AI가 침투하며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콘텐츠 원작자의 저작권 침해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인간 증명' 기술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람과 AI를 구분해 저작권을 보호하고 투명한 콘텐츠 유통 시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월드코인'에서 프로젝트명을 바꾼 블록체인 신원인증 네트워크 '월드'가 음악 콘텐츠 시장에 주목한 배경이다.
에이드리언 루드윅 툴스포휴머니티(TFH)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는 최근 뉴스1과 만나 "음원을 구매할 때 AI가 만든 건지, 사람이 제작한 건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사람의 창작물을 밝혀내는 것이 바로 '인간 증명'"이라고 밝혔다. 루드윅 CISO는 과거 안드로이드에서 보안 책임자로 7년간 근무한 바 있다.
툴스포휴머니티는 생성형 AI '챗GPT' 창시자 샘 올트먼이 만든 월드코인의 개발사다. 자체적으로 만든 '오브' 기기에 홍채를 인식하면 개인 식별 코드(월드 ID)를 부여하고 월드코인(WLD)을 지급한다. 게임과 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인간과 AI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상황에 대비해 인간과 AI를 홍채 데이터로 구분하는 기술을 만든 것이다.
루드윅 CISO는 AI 생성 음원의 무분별한 남용에 대해 우려했다. AI가 만든 가짜 음원이 무료로 배포되면 원작자의 콘텐츠가 주목받지 못하거나 상업적으로 남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2주 동안 유튜브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가수의 목소리를 무단으로 사용한 AI 커버 곡은 1647건에 달한다. 그중 92.9%는 한국에서 발매된 음악을 도용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AI를 통해 음악을 변형·복제하는 과정에서 원곡자의 동의가 없으면 저작권 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저작권 보호는 창작 산업의 건강한 발전에 필수"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루드윅 CISO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인간 증명'을 제시했다. 원작자와 콘텐츠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어서다. 해당 정보가 담긴 월드 ID로 '진짜 창작자'임을 검증할 수 있는 것이다.
루드윅 CISO는 "월드 ID는 가짜 계정이나 AI 생성 음악 유통을 줄일 수 있다"며 "청취자들은 진짜 창작자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창작자가 직접 저작권을 통제할 수 있고, 음원을 일정 기간 무료로 배포한 뒤 스마트 콘트랙트를 통해 자동으로 유료 전환하는 정교한 콘텐츠 유통 시스템도 가능하다.
AI를 활용한 표 구매와 암표 판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루드윅 CISO는 "월드 ID를 통해 실제 팬이 직접 표를 구매하고 사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AI나 재판매자(리셀러)들의 표 구매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루드윅 CISO는 케이팝 문화가 활발한 한국 시장에도 관심을 보였다. 월드는 한국 19개 도시와 30개 이상의 지역에서 오브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루드윅 CISO는 "한국은 음악과 온라인 환경에서 영향력이 막강하다"며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게임, 음악 산업에서 논의 중인 한국 기업들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에는 서울 종로구에 '오브'를 설치한 팝업 스토어를 열고 한국 개발자들과 소통하는 자리도 가졌다. 루드윅 CISO는 "소비자 경험을 높이기 위해 팝업을 개최했다"며 "게임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간증명 기술이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전했다.
이어 "다양한 지역에서 (개발자·이용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단발성 행사를 기획하겠다"고 덧붙였다.
chsn12@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