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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웅 대표 "정책 입안자와 가상자산 업계 간 괴리 줄여야"

[3040, 차기 정부에 바란다]㉓…김남웅 포필러스 대표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은 '악법'…원화 스테이블코인 밀어줘야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올해 2월 말 기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 계정을 보유한 회원 수는 1629만명(중복 포함)에 이른다. 중복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가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은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그야말로 '코인 공화국'이다.

문제는 시장은 이렇게 커졌는데, 산업은 자라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력이나 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가상자산 시장 초기였던 지난 2018년부터 수많은 가상자산, 블록체인 기업이 등장했으나 법안조차 없는 '틀어막기' 식 규제에 성장 동력을 잃었다.

그동안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유럽연합(EU), 미국에 이르기까지 가상자산 산업을 제도권 안에 편입시켰다. 현재 가상자산 관련 국내 규제는 산업보다 투자자 보호에만 초점을 맞춘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유일하다.

가상자산 리서치 기업 포필러스의 김남웅 대표(30)도 국내 가상자산 규제가 글로벌 트렌드에 크게 뒤처진다고 봤다. 그는 지난달 29일 뉴스1과 '3040, 차기 정부에 바란다' 인터뷰를 갖고 "미국은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를 비롯해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다양한 법안과 대통령령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아직도 민간 주도형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짚었다.

국내 가상자산 정책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업계와 정책 입안자들 간 괴리'라고 봤다. 김 대표는 "가상자산, 블록체인 업계는 대부분 20~30대 실무자들이 이끌어가고 있다"면서 "이 업계의 전문가는 대학 교수도, 협회 사람들도 아니다. 우리나라 정책 입안자들은 여전히 실무자가 아닌, 사회적으로 권위 있는 사람의 말에만 귀를 기울인다"고 꼬집었다.

차기 정부에 바라는 가상자산 관련 정책으로는 스테이블코인 법안 마련 및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을 꼽았다.

김 대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한국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유의미한 영향력을 갖고 싶다면 더욱 공격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한국은 경제 규모 대비 가상자산을 가장 공격적으로 거래하는 국가다. 그걸 최대한 활용해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남웅 대표와의 일문일답.

"가상자산 업계, 실무자-정책입안자 간 괴리 커"

-현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그동안 기업에 가상자산 거래용 계좌를 열어주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다. 일각에서는 법인이 가상자산에 투자하게 해주면 가격이 인위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하는데, 그건 법인이 가상자산에 투자해서 벌어지는 문제는 아니다. 법인의 투자 규모가 커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미 기관이 활발히 투자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는 그런 문제가 흔하지 않겠나.

무엇보다 가상자산을 다뤄야 하는 블록체인 기업들은 계좌를 만들 수 없어서 해외로 법인을 이전하거나 국내 규제의 눈치를 보며 장외거래(OTC)로 가상자산을 우회 매매한다. 블록체인 기업을 육성하겠다고 하면서 법인 계좌 개설을 틀어막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부터 상장사 등 3500개 '전문투자자' 법인에만 가상자산 계좌 개설이 가능하게 했다).

가상자산, 블록체인 업계와 정책 입안자들 사이의 괴리가 있는 것도 문제다. 블록체인 업계는 대부분 20~30대 실무자들이 이끌어가고 있다. 이 업계의 전문가는 대학교 교수도 아니고, 협회 사람들도 아니다. 실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정책 입안자들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권위 있는 사람들의 말에만 귀를 기울인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이더리움을 만들었을 때 미성년자였다. 아마 비탈릭이 한국에서 이더리움을 가지고 나왔다면, 누구도 그를 인정해 주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사회적 명예와 권위에 과도하게 의존한다. 물론 이건 블록체인 업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가상자산 규제 및 정책은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나.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선 (유일한 업권법인)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은 산업을 키우겠다는 움직임보다는, 산업의 한 부분인 '투자자 보호'를 과도하게 챙기다가 산업의 나머지 부분을 전부 다 죽인 악법이라고 생각한다.

또 미국은 비트코인 ETF를 비롯해 스테이블코인 관련해서도 다양한 법안과 대통령령이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국가 주도형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야기만 오갈 뿐, 민간 주도형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울러 법인 계좌가 허용되지 않은 것도 시대에 뒤처졌다.

-윤석열 정부의 가상자산 관련 정책을 평가한다면.

▶구체적인 정책이 있었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임기 중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됐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시장의 한 부분(투자자 보호)만을 염두에 둔 법안이라고 생각한다.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이 어떻게 이루어질지를 지켜봐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가 많은 상황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밀어줘야…국내 거래소도 해외에서 경쟁력 있어"

-가상자산과 관련한 예비 후보들의 주요 공약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있었다. 이 같은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한국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유의미한 임팩트를 남기고 싶다면 더욱 공격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경제 규모 대비 가상자산을 가장 공격적으로 거래하는 국가 중 하나다. 그걸 최대한 활용해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고 민간 주도 스테이블 코인을 적극 밀어준다면,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업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다.

특히 수많은 해외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은데 이것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민간 주도형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그 시작점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될 경우, 한국은행의 CBDC도 별도로 필요할 것으로 보는지.

▶CBDC는 그렇게 유용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스테이블코인 같은 건 완전히 민간사업처럼 접근해야 한다. 명확히 규제하고 당국이 감시하되, 민간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 (민간 스테이블코인이 잘 되면) CBDC는 '보여주기식' 정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차기 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으로는 어떤 것이 더 필요한가.

명확한 가상자산 상장 기준은 필요하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거래소 코인 상장을 감시하는 것도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거래소가 가상자산에 대한 충분한 리서치 없이 아무 토큰이나 상장하는 행위도 위험하다.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또 국내 거래소 외국인 투자 허용도 있다. 업비트같이 훌륭한 UI(사용자인터페이스)를 가진 거래소들은 충분히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저는 업비트가 미국 코인베이스처럼 거래소뿐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에 도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은 정부 규제 때문에 거래소 사업만 하는 것 아닌가. 가상자산 거래소처럼 자본, 인재가 풍부한 회사들이 앞장서서 해외에 진출하고, 국내 업계 발전에 도움이 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올 하반기 가상자산 시장 전망은.

-(가격 면에서는) 관세 불확실성만 어느 정도 해소된다면, 전반적으로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다. 가격 외적으로는 이제 업계가 서서히 '쓸 만한 서비스'를 만드는 시점에 도래했다고 본다. 단순히 기대만으로 토큰 가격이 형성되는 시기는 지났다.

김남웅 포필러스 대표가 지난 1월 15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7회 뉴스1 블록체인 리더스클럽에서 자유 발표를 하고 있다. 2025.1.1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김남웅 포필러스 대표

1995년생으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철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대학교 3학년 때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접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블록체인 컨설팅, 마케팅 업무 등을 맡았다. 이후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a41'을 공동 창업해 2022년 시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2023년에는 가상자산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겠다는 목표로 블록체인 리서치 기업 포필러스를 창업했다. 포필러스는 카카오벤처스, 해시드,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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