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올트먼, 이젠 '결제'도 바꾼다…월드코인 활용한 '두 번째 혁신'
월드코인, 가상자산 결제 카드 출시…기본소득에서 실사용으로 확대
스테이블코인으로 월드코인 활용성 높여…월드 ID로 신원 보장
- 최재헌 기자
(샌프란시스코=뉴스1) 최재헌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만든 샘 올트먼이 '결제 시스템'에서 다시 한번 새로운 판을 짜고 있다. 홍채 스캔으로 신원을 인증하는 '월드(옛 월드코인)'를 선보인 그는 이제 이 기술을 금융 시장에 접목하고 있다.
월드의 개발사 툴스포휴머니티(TFH)는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트메이슨 문화센터에서 열린 '마침내(At Last)' 행사에서 '월드 카드'를 공개했다. 월드 카드는 가상자산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일종의 '체크카드'다.
이용자는 '월드 애플리케이션(앱)'에 자체 토큰 월드코인(WLD)과 스테이블코인 USD코인(USDC)을 충전해 미국 카드사 비자(Visa) 가맹점에서 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결제 즉시 가상자산은 달러 등 법정화폐로 전환돼 가맹점 입장에선 가상자산에 대한 이해 없이도 결제 대금을 바로 받을 수 있다.
올트먼이 가상자산 결제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월드코인을 만든 목적과 연관이 있다.
월드코인은 '오브(Orb)'라는 기기로 홍채를 스캔해 인간과 AI를 구분한다. 미래에 AI에 밀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으로 WLD 토큰을 지급한다는 취지다. 지급된 WLD 토큰을 사용하려면 결국 자체 결제 시스템이 필요한 셈이다.
월드가 가상자산 결제를 위해 비자와 손잡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비자는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 마련에 적극적이다. 비자는 지난 2023년 홍콩 가상자산 결제 기업 리닷페이와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한 체크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최근에는 가상자산 직불카드 기업 반스와 USDC 결제 카드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월드도 USDC 발행사 서클과 협력해 자체 블록체인 '월드 체인'에서 USDC를 사용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이다.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생태계에서 일종의 '기축통화'로 활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WLD 토큰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디파이 플랫폼에선 이용자가 플랫폼의 자체 토큰을 담보로 맡기고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을 대출받아 송금 등에 활용하기도 한다. WLD를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이미 전 세계에서 송금·결제 목적으로 자주 활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면 월드 앱 이용자 확보에도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에이드리언 루드윅 TFH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는 "월드의 모든 기능은 스테이블코인 기반으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월드는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유로코인(EURC)'의 지원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월드 카드의 또 다른 특징은 신원 인증을 거친 월드 ID를 기반으로 발급한다는 점이다. 홍채 인식을 통해 블록체인으로 검증된 이용자만 카드를 사용할 수 있어 '대포 카드' 등의 악용 우려도 줄일 수 있다.
루드윅 CISO는 "상대가 인증된 사람인지 즉시 확인할 수 있다"며 "월드는 신원 인증 네트워크이자 금융 네트워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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