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우 신임 농협금융 회장 "수익성 높여 재도약 기회 만들 것"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고객행복센터 찾아
"고객 신뢰 회복 가장 중요…금융사고 최소화 주안점"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이찬우 신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에서 "자산규모나 수익성을 높여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4일 취임 일성으로 서울 용산구 고객행복센터에 방문해 '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2012년 금융지주 전환 이후 13년이 지났다"며 "다시 한번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별도의 취임식 없이 곧바로 업무에 돌입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을 2조 3151억 원 기록했다. △KB금융 4조 3953억 원 △신한금융 3조 9856억 원 △하나금융 3조 2254억 원 △우리금융 2조 6591억 원 등에 이은 것으로 크게 '5대 금융지주'로 묶이지만, '만년 5위 금융지주'로도 불린다.
이에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았는데, 이 회장도 이를 가장 먼저 언급하며 의지를 드러냈다.
내부통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하는 것도 이 회장의 주요 과제다. 농협은행의 금융사고는 지난해 10억 원 이상 6건, 100억 원 이상은 3건에 달한다. 강태영 신임 농협은행장이 취임식에서 "업무 재설계와 내부통제 강화를 통해 금융사고를 '제로화'하겠다"고 선언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 회장도 경영 주안점에 '금융사고 최소화'를 꼽았다.
이 회장은 "금융사고 최소화, 제로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고객 신뢰 회복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고객행복센터를 방문한 배경도 고객과 접점이 가장 많은 콜센터를 방문하며 '고객 신뢰 회복'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이 회장은 "금융사고는 모든 은행, 금융지주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금감원이 제시한 책무구조도 등 무엇보다 시스템을 통한 관리가 중요하다"며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체계적으로, 시스템적으로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지분을 100% 가진 농협중앙회로부터의 독립성 회복도 주요 과제다. 인사 및 경영을 두고 중앙회의 개입을 배제할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농협금융지주의 특수성을 언급하며, 외부와 내부에서 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농협금융지주는 1111개 지역조합이 출자한 것으로 가급적이면 전문성도 필요하지만, 농업을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걸 통해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며 "중앙회와 잘 협의한다면 충분히 우려하는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했다.
한편 관료 출신인 이 회장은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꼽힌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에서 경제 정책부터 실무 업무까지 두루 경험하며 금융과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낸 만큼 금융 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도 높다.
이 회장은 1966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부산대 사대부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제31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후 기획재정부 미래사회정책국장·경제정책국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21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이용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동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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