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악화' 허리띠 졸라맨 카드사…배당액 5년 내 최저
8개 카드사 배당 총액 8753억…전년비 16.5% 줄어
수수료율 인하 등 업황 악화 속…KB카드 11년 만에 '무배당'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카드사가 지난해 호실적에도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을 배당한다. 올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 둔화가 예상되고, 지난해 급증한 카드론에 대해 금융당국이 제동을 거는 등 업황 부진이 예상되며 손실 흡수능력을 키운 차원이다. 특히 대형사인 KB카드가 11년 만에 '무배당'에 나서면서 배당액 감소가 두드러졌다.
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 결산 기준 전업 8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의 배당금 총액은 8753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6.5% 감소했다. 주요 카드사의 호실적이 이어져 전년 1조 497억 원에 이어 이번에도 1조 원대 배당이 예상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그간 카드사는 △2019년 8515억 원△2020년 8793억 원 △2021년 1조 531억 원 △2022년 9625억 원 △2023년 1조 497억 원을 배당해왔다. 이 중 하나카드는 2022년, 우리카드는 2021년부터 배당을 시작했다.
카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삼성카드(9.1%), 우리카드(32.4%), 하나카드(29.6%) 등 크게 늘었고 이들 카드사는 각 320억, 73억, 120억 등 배당금을 전년 대비 늘렸다. 현대카드도 218억 원 이상 배당액을 늘리기도 했다.
반면 롯데·BC·신한·국민카드 등은 배당을 줄였다. 특히 BC·국민의 경우 배당액이 '0원'이다. 특히 국민카드의 경우 지난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BC카드도 같은 기간 내 처음으로 배당을 하지 않았다.
BC카드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 대응하고 신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배당이 주춤한 것은 올해 카드수수료율이 추가 인하(0.05~0.10%p)됐고, 가계대출 관리 기조 속에 카드론 수익에 더는 기대기 어려운 상황 등이 복잡하게 작용했다. 어려운 업황 상황에 대비해 내실을 다지기 위한 차원이다. 특히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전년 대비 9.4% 늘었는데, 금융당국은 최근 카드론 목표치를 제출받고 올해 3~5% 증가율 수준으로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에는 삼성페이의 '수수료 부과' 가능성도 있다. 현대카드가 독점 제공해 오던 애플페이에 신한·국민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도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그간 삼성페이를 무료로 제공해 온 삼성전자 역시 형평성을 고려해 카드사에 수수료를 물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애플페이는 카드사로부터 0.15%의 수수료를 받는데, 애플페이가 확산할 경우 삼성페이도 수수료를 받을 명분이 커진다. 삼성페이와 카드사 간 재계약 시점은 오는 8월로 알려졌다.
카드사의 배당액은 삼성생명(삼성카드 지분 71.86%), 현대자동차(현대카드 36.96%), 현대커머셜(현대카드 34.62%), KT(BC카드 69.54%), MBK파트너스(롯데카드 59.83%) 등에 돌아간다. 금융지주계 카드사들의 배당은 각 금융지주사에 배당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업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니, 최대주주 기업에도 배당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시장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손실 흡수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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