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나가도 할 말 한다"…'레임덕' 없는 이복현 금감원장 종횡무진
상법 개정에 정부와 각 세워…삼부토건·홈플 사태도 진두지휘
임기 말 수위 높은 발언으로 레임덕 차단…일부선 비판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이자 검사출신으로 첫 금융감독원 수장에 오른 이복현 원장의 임기가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았지만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은 남의 얘기다. 윤 대통령은 계엄 및 탄핵사태에 빠졌지만 정작 '윤의 남자'인 이 원장은 외부 행보를 늘리고, 조직 장악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수위 높은 발언도 이어가고 있다. 야권 주도로 이뤄진 상법 개정에 찬성하며 정부·여당에 "직을 걸겠다"며 각을 세웠고, 홈플러스 사태에 대해서는 "MBK파트너스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저격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 원장의 이런 행보가 금융시장 안정에는 도움 되지 않는다'며 자중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복현 원장은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다. 지난달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지 일주일만이다. 앞서 19일에는 기자간담회도 열었다. 이달 중 유튜브 채널 '삼프로 TV' 방송 출연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출장도 줄줄이 잡혀있다. 이달 홍콩과 중국 상하이에 이어 다음 달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은행 관련 행사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수위 높은 발언도 지속하고 있다. 상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직을 걸겠다"며 정부·여당과 각을 세웠다.
금감원이 정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최종 결정권이 없다는 점에서는 다 원 오브 뎀(One of them)이고, 다 N분의 1의 의견을 내는 것인데, 금감원만 의견을 내라 말라 이런 것들은 솔직히 말하면 그 자체가 월권 아닌가"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최근에는 김건희 여사가 연루돼 민감한 이슈였던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한편 홈플러스 사태도 진두지휘 중이다. 두 사안에 대해선 "MBK파트너스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가급적 4월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해 야권 주도로 밀어붙인 상법 개정안에 대해 적극 찬성하며 '초당적' 자세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다양한 세평이 나온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할 임기 말에 오히려 광폭 행보에 나서는 셈이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임기말 이복현 원장의 거침없는 행보에 혀를 내두르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감독 당국 수장이 외부에 수위 높은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엇박자에 우려를 보였다.
그럼에도 이 원장이 광폭 행보를 지속하는 것은 탄핵 정국 속 레임덕을 막고, 차기 행보를 위한 것이라는 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이 원장이 수위 높은 발언으로 기강을 잡는 것 같다"며 "레임덕을 막고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족적을 남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keon@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