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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은퇴 시즌2] 노년, 지혜에서 초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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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 노년의 특징은 지혜다. 지혜는 젊을 때 축적한 지식과 경험의 양이 숙성하고 발효하면서 탄생한다. 지식과 경험이라는 양의 축적이 지혜라는 질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그래서, ‘노인은 도서관’이라는 표현보다는 ‘노인은 도서관의 책들이 발효되어 나온 화합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두 가지 의문이 생긴다. 지혜가 자신의 노년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될까? 그리고 100세 시대에 지혜만으로 노년은 충분할까?

심리학자이면서 발달심리학의 대가이기도 한 에릭슨(E. Erickson)은 사람들이 90세 이상 장수하는 시대를 맞이하여 인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무언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사람들의 발달 과정을 보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마치 역방향으로 진행하듯이 서서히 능력을 잃고 다른 사람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런데 그 의존에는 공포가 있다. 내가 마음 놓고 의존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노인들이 환경이 바뀌고 새로운 사람이 돌보러 들어왔을 때 크게 불안해하는 이유다. 이는 갓난아기가 버려질지도 모른다고 느끼는 최초의 근원적 공포와 비슷하다고 한다.

전적으로 믿고 의존할 수 있는 대상이 있으면 노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 아기는 엄마를 전적으로 신뢰하기에 공중에 던져도 웃고 전쟁터를 지나가도 엄마 등에 붙어 있으면 잔다. 대상에 대한 전적인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동물도 예외가 아니다. 에릭슨은 힌두교의 가르침에서 나오듯이 아기 고양이가 어미 고양이를 신뢰하여 팔다리의 힘을 빼고 모두 맡기는 궁극적인 해방의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상태라고 보았다.

우리가 노년에 나를 전적으로 맡길 대상은 어디에 있을까? 부모님은 세상에 없다. 있다고 한들 이제는 전적으로 맡길 대상도 아니다. 친구나 배우자도 아니다. 그래서 에릭슨은 인간의 여덟 발달 단계에서 한 단계를 더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에릭슨은 92세에 세상을 떠나고 공동 연구자였던 부인이 에릭슨 사후에 한 단계를 추가해 9단계 인간 발달 과정을 발표했다.

그 마지막 단계가 노년초월(gerontranscendence)이다. 8단계의 성숙과 지혜에서 9단계의 초월이 더해진 셈이다.

노년초월은 스웨덴의 토른스탐(L. Tornstam) 사회학 교수가 처음 주창했다. 이는 노년기에 접어든 개인이 ‘인생의 전반적인 시각을 자기를 초월하여 광대하고 무한대인 우주로 이어지는 정신 세계로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전적으로 신뢰할 대상을 거기에서 찾으면 노년 상실의 불안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여기에서 찾는 안정은 노년의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고립감, 질병 등을 예방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된다.

토른스탐은 노년초월의 3가지 측면을 설명했다. 첫째, 우주적 차원이다. 우주, 시간, 공간과 연결되어 있음을 깊게 느끼고 죽음에 대한 공포가 줄어들고 삶의 신비를 더 받아들이는 차원이다. 둘째, 자기초월이다. 물질적인 소유나 말초적인 관심에서 영성, 성찰, 내면의 평화에 초점을 맞춘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관계의 변화이다. 피상적인 관계를 벗어나서 깊고 의미 있는 관계를 추구하며, 개인적 성찰에 대한 욕구가 강해진다. 혼자 있다고 해도 외롭지는 않은 상태이다.

지혜는 삶을 이해하고 또 삶과 화해하는 능력을 키워주지만 지혜만으로 삶의 근본적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다. 상실의 궁극적 단계는 나의 상실, 나의 소멸이다. 이런 궁극적 소멸에서 오는 불안의 문제를 지혜가 해결해줄 수는 없다. 지혜를 넘어서 초월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이는 철학자나 종교인이 추구하는 주제이지만, 100세 시대에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질문이기도 하다.

초월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은 종교적 수행을 통해, 어떤 사람은 예술적 창작을 통해, 또 어떤 사람은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초월을 경험할 수 있다. 각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초월을 추구하면 된다.

필자는 종교의 방식으로 이 길에 발을 딛고 걸어가고 있다. 이 길은 지식이 쌓이는 것과 달리, 그리고 지혜가 생기는 것과는 또 다른 길이다. 지식과 지혜에 있어서 자기가 제일이라고 자부했던 이스라엘의 왕 솔로몬도 초월의 신비를 이야기하고 있다.

장수사회가 진행되고 있다. 노년을 지혜로운 삶을 추구하는 시기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 초월을 추구하는 시기로 볼 필요가 있다. 초월이 주는 다양한 추상적 편익들이 있지만 잘 와 닿지 않는다. 그냥 노년의 초월은 불안해지는 노년의 삶에서 나를 맡길 대상을 찾는 것으로 목표를 두자. 이를 통해 아기 때는 우리가 엄마 등에 업힌 평안함을 누렸다면 노년에는 초월적인 존재의 등에 업힌 평화를 추구해보면 어떨까 한다. 지혜에서 초월로 나아가는 것이 인생 오후에 삶을 완성하는 아름다운 여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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