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주주 의견' 수용했다…4000억 '주주환원' 선제 시행
배당 1000억 원 늘리고 주식 매입·소각 앞당겨
'경기 둔화 우려' 충당금 전입 확대…"관리 가능한 수준"
-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KB금융그룹이 '견조한 실적에도 주주환원이 부족했다'는 주주들의 의견을 수용해 배당을 확대하고 하반기 계획됐던 자사주 매입·소각도 앞당겼다.
KB금융은 24일 오후 진행된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4000억 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선제적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나상록 KB금융 재무담당(CFO)은 "지난해 말부터 국내외 정치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며 "전례 없는 환경하에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밸류업 프로그램의 유연한 운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KB금융 이사회는 이날 주당 912원의 분기 배당을 결의했다. 현금 배당은 전 분기 대비 108원 증가했는데 이로써 연간 배당액이 1조 2400억 원에서 1조 3400억 원으로 1000억 원가량 늘었다.
3000억 원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발표했다. KB금융은 하반기에도 보통주 자본(CET1) 비율 13.5%를 초과하는 자본에 대해서는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이 이처럼 주주환원에 대한 적극적인 면모를 보이는 것은 지난 2월 2024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주주환원 정책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주가 하락 등의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나 CFO도 주주환원 정책의 선제적 시행에 대해 "당사의 이익 대비 다소 낮은 배당 성향을 개선하고자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나 CFO는 잉여자금을 환원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원칙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며 "하반기 예정된 주주환원 금액 일부를 선제적으로 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퍼런스콜에서는 최근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정부의 기업 대출 확대 요구가 CET1 비율의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나 CFO는 "최근의 정부 정책이나 저희 내부 방침은 무분별한 여신 신용 공급이 아니다"라며 "컨설팅을 결부해 상환 역량을 개선시켜 가면서 지원을 하고, 분할상환 기간을 조금 더 연장하면서 경착륙보다는 연착륙되는 방향으로 지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퍼런스콜에서는 연체율 및 고정이하여신 증가, 대손충당금 전입 규모 확대 등 건전성 지표에 대한 문의도 나왔다.
염홍선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담당(CRO)은 경기 둔화 지속의 영향으로 차주들의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건전성 문제가 전이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1분기 KB금융의 고정이하여신(NPL)은 3조 55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5% 늘었고 NPL 비율도 0.76%로 전년 동기 대비 0.13%포인트(p) 증가했다. 더불어 대손충당금 전입액도 6556억 원으로 전년 1분기 대비 53.1% 늘어났다.
염 CRO는 "초단기 연체 회수율 제고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라며 "부실 채권 발생 시에 신속한 회수, 적극적인 상·매각 정책을 강력히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 상반기까지는 이런 건전성 하락 기조가 어느 정도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추경의 투입,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내수 진작에 대한 기대감 등 긍정적 요인들을 고려한다면 예년 수준으로 관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KB금융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 697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1조42억 원) 대비 62.9%(6931억 원) 급증한 액수다. KB금융은 시장금리 하락기에도 비은행부문은 실적 확대, 경영효율성 제고로 높은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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