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5월 가계대출 벌써 3조 '쑥'…가정의달 '신용대출' 급증
가계대출 증가액, 2주 만에 3조원 육박…올들어 가장 빠른 속도
연휴때 폭증한 '신용대출'…"월말 상환 규모 지켜봐야"
- 김근욱 기자,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박동해 기자 = 이달 들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이 2주 만에 약 3조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가장 가파른 증가세다.
가계대출 증가를 이끈 것은 신용대출이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인데, 신용대출은 지난달 증가폭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주택담보대출은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여파에 따른 우려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양상이다. 다만 최근 은행권의 대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그간 억눌려 있던 대출 수요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46조3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743조 848억 원) 대비 2조 9496억 원 늘어난 수치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빠른 증가 속도다. 가계대출이 감소했던 1월을 제외하면, 2월부터 4월까지 한 달 증가폭은 각각 △3조 931억 원 △1조 7992억 원 △4조 5337억 원 수준이었다.
특히 이달에는 근로자의 날과 대체공휴일 등으로 은행 영업일이 8일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이 3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것은 이례적인 속도라는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속도대로라면 5월 한 달간 가계대출 증가폭이 지난달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신용대출이었다. 지난 15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 5870억 원으로, 지난달 말(102조 4931억 원)보다 1조 939억 원 증가했다.
이미 5월 중순까지의 증가폭이 지난달 한 달 전체 증가분(8868억 원)을 넘어섰다. 신용대출 잔액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감소세를 이어오다 4월 들어 증가세로 전환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각종 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5월에는 자금 수요가 많아지면서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용대출이 월말 들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월 중에 급격히 늘었다가, 월말 월급이 들어오면 상환되는 패턴이 반복된다"며 "얼마나 줄어들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들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다. 지난 15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91조 1678억 원으로, 지난달 말(589조 4300억 원) 대비 1조 7378억 원 늘었다.
이는 최근 월별 증가 폭과 비슷한 수준이다. 5대 은행의 주담대는 최근 3개월간 각각 △3조 3835억 원 △2조 3198억 원 △3조 7495억 원씩 증가한 바 있다.
다만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출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만 해도 4%를 넘던 주담대 금리는 최근 들어 3% 중반대 상품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4~6월 대출금리 하락을 계기로 가계대출이 폭증했다"며 "앞으로 금리가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가계대출 증가세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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