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태' 후 2.5조 쏟아부은 기관…반도체·카카오에 9000억 '올인'
기관투자자, 4~10일 연속 순매수
금융투자 1.7조원·연기금 9000억원 자금 투입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기관투자자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줄곧 국내 증시에 자금을 쏟아부었다. 특히 반도체주와 카카오그룹주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2조 4646억 원 순매수했다.
국내 증시가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을 소화하면서 출렁인 가운데 기관투자자는 최근 5거래일 연속으로 양 시장에서 매수 우위를 보였다.
특히 금융투자가 1조 6871억 원, 연기금이 8886억 원 '사자'에 나서면서 기관투자자 순매수를 이끌었다.
기관투자자가 가장 많은 자금을 쏟아부은 곳은 삼성전자(005930)다.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총 4770억 원 순매수에 나섰다.
이어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해 2212억 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SK하이닉스는 기관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카카오 그룹주에 대한 매수세도 강했다. △카카오(035720)(순매수 3위·1174억 원) △카카오뱅크(323410)(20위·323억 원) △카카오페이(377300)(21위·322억 원) 등을 사들였다.
카카오 그룹주는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이 본격화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IT 대기업 창업주 중 처음으로 구속되는 등 그간 카카오가 윤 정부의 거센 압박을 받았다고 평가되면서다.
윤 대통령 탄핵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하자 기관투자자도 카카오 그룹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투자자는 계엄 사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와 카카오그룹주를 총 8711억 원 사들였다. 이는 전체 매수액(2조 4646억 원) 중 35%에 달하는 수준이다.
기관투자자의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시시장안정화펀드(증안펀드) 투입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나 홀로 부진' 장기화로 증안펀드가 16년 만에 실제로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증시가 ‘많이 빠졌다'를 판단할 근거가 충분하다"고 짚었다.
증시 전문가는 증안펀드가 투입되면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이경수 메리츠증권(008560) 리서치센터장은 "증안펀드는 절대 금액 규모보다는 당국이 한국 금융시장 약세를 관찰하고 있다는 신호 효과로서 유의미하다"며 "일시적인 심리적 불안감 해소와 변동성 완화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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