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달구는 '경영권 분쟁'…티웨이 '제2의 고려아연'될까
-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091810)의 경영권 인수 계획을 공식화했다.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대명소노그룹과 기존 최대주주 예림당(036000)의 갈등도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도 티웨이항공이 '제2의 고려아연'이 될지 관심이 크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22일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경영 개선을 요구하고 신규 이사 선임 등을 포함한 주주 제안을 했다. 티웨이항공에 주주명부 열람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을 둘러싼 경영권 갈등이 가시화되자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티웨이홀딩스(004870)는 지난 22일(장 중 고가 1322원), 티웨이항공은 23일(장 중 고가 4160원)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티웨이홀딩스는 지난 2021년 10월 이후 약 3년 3개월, 티웨이항공은 2021년 6월 이후 3년 7개월 만의 최고가다.
올해 들어서만 티웨이홀딩스는 62.57%, 티웨이항공은 55.17% 주가가 올랐다.
이번 경영권 분쟁의 단초는 지난 2021년 코로나19로 인한 티웨이항공의 경영난이다.
당시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 예림당은 유상증자를 단행해 사모펀드운용사(PEF) JKL파트너스로부터 800억 원을 조달했다. 이때 JKL파트너스는 티웨이항공 전환우선주(CPS)를 받았는데, 예림당은 매수 권리를 포기했다.
이에 대명소노그룹은 지난해 7월 JKL파트너스의 투자목적회사 더블유밸류업으로부터 티웨이항공 지분 3209만 1467주(14.90%)를 1056억 원에 취득했다. 주당 3290원에 매수한 셈이다.
8월에도 지분 양수도 계약에 포함된 콜옵션을 행사해 더블유밸류업의 잔여 지분 11.87%를 709억 원에 취득했다.
이에 대명소노그룹은 소노인터내셔널 16.77%, 대명소노시즌(007720) 10.00% 등 현재 26.77%의 지분을 확보한 2대주주로 올라섰다. 예림당(30.06%)과의 현 지분율 차이는 겨우 3.29%에 불과하다.
이렇게 단숨에 2대 주주로 뛰어오른 대명소노그룹을 두고 지난해에도 경영권 확보 예상이 제기됐다.
그러나 당시 대명소노그룹 측은 언론 등을 통해 '공개매수 및 지분 인수, 이사회 장악 등의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경영권 분쟁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할 것을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의 인수를 포기했던 지난 2011년과 달리, 양쪽 모두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물러서기 힘든 상황으로 보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숙원 사업이었던 '항공업'에서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아시아나가 대한항공에 합병되며 LCC업계가 운수권을 배분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대명소노그룹은 다른 LCC 에어프레미아의 지분도 확보하며 합병을 통한 새로운 항공사 출범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1월 에어프레미아의 지분 11%를 인수했으며, 올해 하반기에 11% 지분을 추가로 매수할 수 있는 주식매도청구권(콜옵션)도 확보했다.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은 "대명소노그룹의 풍부한 국내·외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 출시와 고객서비스 강화를 통해 티웨이항공의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주주가치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항공 산업 진출을 대명소노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예림당 역시 티웨이항공을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다. 예림당은 도서출판사업 및 디지털콘텐츠 개발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다.
나성훈 예림당 부회장도 지난 2013년 티웨이항공 인수를 주도한 바 있다. 출판업계 불황과 아동인구 감소로 출판업 성장성이 정체된 가운데, 출판사업만으로 기업 존속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3월 주주총회가 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의 신규 이사진에 자신들의 의사를 대변할 이사진을 일정 부분 확보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대명소노그룹이 이번 티웨이항공 정기주주 총회에서 일정 이사진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향후 티웨이항공 경영권 확보의 난도가 굉장히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 연구원은 "티웨이항공은 이사회 결의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수 있으며, 이번 주주총회 이후 이사진의 변동이 없으면 티웨이홀딩스 측의 현재 이사진은 향후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며 "티웨이홀딩스의 티웨이항공 지분이 매각되지 않은 것은 매각가액에 대한 이견이 지속됐거나, 경영권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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